▲ 아름다운재단 송혜진 팀장(왼쪽)과 아모레퍼시픽 김선화 과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여성 가장의 창업을 지원하는 ‘희망가게’ 사업이 만 10년을 넘겼다. 그동안 210개점이 문을 열었다.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아름다운재단 희망가게 사업국 송혜진 팀장과 아모레퍼시픽 CSV팀 김선화 과장을 만나봤다. 

-지금까지의 운영상황을 간략히 설명한다면
송(송혜진), 김(김선화): 기업으로서는 돕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방법과 전문성이 없다보니 고민을 하게 된다. 2003년 당시는 아름다운재단도 생긴 지 얼마 안됐지만, 전문성에 신뢰가 갔기에 맞손을 잡았다. 희망가게 1호점 오픈까지 1년이 걸렸다. 갈수록 노하우가 생기니까 많은 점포의 문을 열 수 있게 됐다. 업종은 창업주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한다. 오픈 후에는 담당 간사가 배정돼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살피고 있다.

-사업을 처음 시작할 당시와 비교해 한부모의 여건이 나아졌나
송: 더 어려워진 면도 있다. 고용시장이 워낙 불안하다보니, 전에는 20대 초반까지만 자녀를 돌봤다면 이제는 더 늦은 나이까지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 창업 시장은 치열하다. 경기가 안좋고 일반 자영업자들도 문을 닫는 경우가 많은데, 한부모들도 이 가운데서 살아남아야 한다.

-실무자로서 어려움을 느낄 때는
송: 매출이 잘 안 나올 때다. 장사가 잘되고 상황이 좋으면 사람의 마음도 열리기 마련이다. 반대일 때는 마음을 닫고 내면으로 숨고 싶어 한다. 도움이 되고 싶어서 다가가지만 쉽지 않다. 그래도 계속 노력하면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을 열어주는 경우가 많다.

-4000만 원을 지원받게 되는데, 선발 확률과 기준은 어떤지
송: 수도권은 지원자 60명 중 5~6분을 선정한다. 창업 후의 성공가능성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한다. 그런데 서울은 임대료가 가장 문제다. 오픈한 이후도 문제다. 매출은 일정 수준인데, 물가(재료비) 오르고 임대료가 꼬박꼬박 오르니… 힘들 수밖에 없다.

-추가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송: 긴급자금이 있으면 좋겠다. 희망가게 창업을 하는 여성가장은 신용불량인 경우가 많다. 가게를 운영하면서 급하게 자금이 필요하면 사채를 쓰다가 아예 가게 문을 닫는 경우도 생긴다.

또 사회의 눈길이 아직 너무 따갑다. 심지어 동네에서 보습학원이나 미용실을 운영할 때도 이혼모라는 사실이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자녀에게조차 이혼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둘러대는 경우도 많다. 부모가 당당하지 못하고 위축되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놨지만 1년에 2~3건 밖에 없을 정도로 이용률이 저조하다. 자녀와의 관계가 나빠진 경우가 많아 가족상담이 필요한데, 시간 내기가 힘들다.

-창업이 최선이라고 보는지
김: 아모레의 경우는 사회복지공동기금을 통해 취업교육을 별도로 지원한다. 하지만 취업 쪽도 창업보다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희망가게 생존률은 80% 정도로 높은 편에 속한다.

-바라는 점은
김: 희망가게를 통해 롤모델이 될 만한 사례들이 많이 나오기를 희망한다. 희망가게 창업을 통해 안정적인 소득이 가능해지면 가족 전체의 삶이 변화하는 것을 본다. 혼자 가정을 꾸리는 여성들이 당당해지고, 편견을 깨뜨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계속 노력한다면 그런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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