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각) 마피아의 본거지인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 지역에서 미사를 집전하며 마피아에 대한 파문을 선언했다. (사진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국제적인 마피아 범죄조직 ‘은드란게타’에 파문을 선언했다.

21일(현지시각) 바티칸 라디오 등 이탈리아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하루 12시간의 일정으로 칼라브리아를 방문해 수만 명의 신도 앞에서 “은드란게타는 악을 숭배하고 공동의 이익을 경시하고 있다”며 “마피아 단원들처럼 악의 길을 선택하고 신과 교감하지 않는 자들은 파문됐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파문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교황의 이 같은 발언은 사전에 준비된 것이 아닌 즉흥적인 언급으로 알려졌다.

이날 발언은 지난 1993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시칠리아 마피아를 비난한 이후 가장 높은 수위의 비난이다.

바티칸은 교황이 ‘파문’이란 단어를 사용했지만, 파문과 관련한 일반적인 공식 절차에는 맞지 않는다면서 “교황의 발언은 각종 범죄 행동으로 신과 멀리하는 마피아 단원에게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 마피아인 은드란게타는 지난해 마약거래 등 여러 불법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이 약 530억 유로(약 76조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교황은 미사에 앞서 지난 1월 마피아에 목숨을 잃은 3세 어린이의 유가족들을 만나 이들을 위로했다. 이 어린이는 폭력조직 간 세력 다툼 과정에서 할아버지 등과 함께 살해됐으며 불탄 자동차 차량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교황은 유가족들에게 “죽은 어린이를 위해 항상 기도하고 있다. 절망에 빠지지 말라”고 위로하고 어린이들이 범죄조직에 희생당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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