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 막말, 법 심판받게하겠다”
“막말이라고? 책망할 것을 책망했을 뿐 ”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발언 논란이 개신교계 소송전으로 번졌다.

19일 문대골·이기석·김성윤·백광모·윤영호 목사 등으로 구성된 전광훈목사고소단이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를 허위 사실 유포와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단은 전 목사가 문 후보자의 발언을 주일 설교를 통해 옹호하고 있고, 그가 대표로 있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를 비롯한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가 일간지에 광고를 통해 문 후보자를 두둔하는 광고를 실은 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14일 ‘문창극 국무총리 지명자의 강연 내용에 대한 한국 기독교 지도자의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조선일보에 실린 광고에는 문 후보자의 발언이 문제가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장로라는 신분을 고려할 때,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이 400년 동안 애굽에서 노예 생활을 한 것과 바벨론으로 포로되어 70년 동안 고난당한 것이 하나님의 섭리였듯이 대한민국 근대사의 아픈 역사도 하나님의 섭리였다는 발언은 성경적으로나 신학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또 “지극히 우리 민족에 대한 각성과 분발을 강조한 것이며 이를 왜곡된 역사의식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음 날인 15일 전 목사는 예배 설교를 통해 “문 후보자의 발언이 좌파 언론과 종북주의자들에 의해 왜곡됐다”며 “교회에서 그분만 그렇게 설교하는 게 아니라 목사 99%가 다 그렇게 설교한다”고 사태를 일반화했다.

그는 “박원순 시장을 뽑은 서울시민의 정신이 다 돌았다”며 “김일성과 박헌영이 선거에 나와도 당선될 분위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고소단이 “전 목사의 막말을 참을 수 없다”며 고소장을 접수한 것. 고소단은 “전 목사가 국민과 서울시민을 모독하고, 역사를 왜곡했다”면서 처벌을 촉구했다. 또 반드시 전 목사가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소인 대표 이기석 목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전 목사의 발언은 개인적인 입장이지 기독교 전체의 입장은 아니다”라며 서울시민과 제주4·3 항쟁 희생자들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전광훈 목사는 20일 오후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발한 분들에게 ‘말의 중간만 잘라 붙이지 말고 (설교) 전체를 전 국민이 볼 수 있게 할 순 없느냐’고 제안하고 싶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나에 대해 ‘막말’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하나님이나 예수님께서 시대의 불의를 책망하시면서 사용했던 말들은 그것보다 훨씬 더 노골적인 것들”이라며 “선지자가 시대의 잘못을 보고 강경한 어조로 책망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책망할 것을 책망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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