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진(한배검 존영).
홍익인간 이화세계 구현, 인간은 얼님 자손 하늘 백성이다

◆ 대종교의 역사

대종교(大倧敎, 단군교)는 삼신일체(三神一體) ‘한얼님(하느님)’을 신앙의 대상으로, 단군한배검을 교조(敎祖)로 받드는 한국 고유의 종교다.

대종교의 ‘대종(大倧)’은 천신(天神, 하느님)이란 뜻이다. 한얼님이 사람으로 변화해서 백두산 신단수 아래에 내려오신 분이 바로 신인(神人)이다. 한얼님이 지상에 내려오심은 세상을 크게 널리 구제(弘益人間 理化世界)하기 위한 것이다. ‘대종(大倧)’에는 이러한 진종대도(眞倧大道, 한얼 이치의 진리)라는 뜻이 담겨 있다.

대종교의 구현목표는 진종대도 곧 ‘홍익인간 이화세계’이며, 그 교리는 민족의 정통사상과 철학을 담았다. ‘홍익인간’은 모든 종교를 포용할 수 있는 조화의 원리를 바탕으로 범세계적 종교성을 띠는 이념이라 할 수 있다.

삼국유사에는 환웅께서 이 세상을 홍익인간 하시기 위해 천부삼인(天符三印)을 가지고 삼선사령(三仙四靈)을 거느리고 백두천산 신단수(神檀樹) 아래 강림하였다고 적고 있다. 그리고 곡식·명령·질병·형벌 그리고 선악의 360여 가지 일을 주재하며 이화세계 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삼선사령이란 토지를 맡은 팽우(彭虞)와 글을 맡은 신지(神誌)와 농사를 맡은 고시(高矢) 등 세 선관과 풍백(風伯)·우사(雨師)·뇌공(雷公)·운사(雲師)등 네 신령을 말한다.

▲ 강화 마니산 참성단.

따라서 대종교의 역사는 한웅천왕(桓雄天王)이 사람으로 변화해 백두산에 내려오신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때는 상원갑자(上元甲子, BC 2457)년 10월 3일이다. 신인(神人)이 우매한 백성들을 교화하자 삼천단부(三千團部) 백성들이 모두 모여 신인을 임금으로 추대하니 광대한 통일대국이 이뤄졌다. 이 때가 상원갑자년에서 두돐갑자 지난 무진년(戊辰年, BC 2333) 10월 3일, 바로 단군원년이다. 

“우리 나라에 현묘한 도(玄妙之道)가 있으니 이를 배달교(풍류도의 한자 표기)라 이른다. 이 교의 유래는 선사(仙史)에 자세히 밝혀져 있다. 실로 도교·불교·유교 등 3교(三敎)를 다 포함하여 중생을 교화한다.” 

신라 때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은 ‘난랑비서문[鸞郞碑序]'에서 고유 종교인 신교(神敎)를 이처럼 조화와 융합의 원리를 지닌 종교로 기록했다.

대종교의 교맥(敎脈)은 단군조선 시대에 신교(神敎), 부여에서 대천교(代天敎), 고구려에서 경천교(敬天敎), 신라에서 숭천교(崇天敎), 백제에서 수두(蘇塗), 발해에서 진종교(眞倧敎)로 이어졌다. 또 고려 때는 왕검교(王儉敎), 만주에서는 주신교(主神敎), 다른 곳에서는 신교(神敎) 또는 천신교라고도 하였다. 역대로 교명(敎名)을 달리하면서도 그 교맥은 하나로 계승되다 근세에 와서 대종교(大倧敎)로 중광(重光·부활)한 것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 암흑기도 거쳤다. 고려 중엽 원종 때 몽골의 침입으로 교문이 닫힌 것이다. 그 뒤로 줄곧 외세에 몰려 주체성을 살리지 못했지만 그 의식(儀式)은 700여년 동안 민속화 한 형태로나마 잔영을 유지했다.

그러다가 조선 말 백봉 등 13인의 백두산 도인은 국운이 기우는 지경에 이르자 1904년 음력 10월 3일 백두산에서 대종교를 포명하였다. 그 뒤 우국지사였던 홍암 나철에게 도맥을 전해 구국제민(救國濟民)을 위한 ‘중광’을 재선포했다. 때는 1909년 음력 1월 15일이다.

◆ 대종교의 사상

▲ 대종교 경전.
대종교 경전인 ‘삼일신고(三一神誥)’에는 지감(止感)·조식(調息)·금촉(禁觸)이라는 3법이 있다. 불교의 명심견성(明心見性) 하는 참선법(參禪法)은 바로 지감법에서 유래한 것이며, 도교의 양기연성(養氣煉性)의 도인법은 조식법, 유교의 수신솔성(修身率性)하는 극기수양법(克己修養法)은 금촉법에서 유래했다. 이 3법을 함께 수행하여 통달하는 것이 바로 대종교의 수행법인 삼법수행이다.

대종교의 신관은 조화(造化)·교화(敎化)·치화(治化)의 3대 권능을 두루 갖춘 삼신일체(三神一體) 한얼님을 주체로 모든 종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로부터 어린아이가 태어나면 삼신(三神)이 점지해 생겼다고 한다. 여기서 삼신이란 세 신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조화·교화·치화의 삼신작용을 가진 절대주께서 생명을 주었다는 의미다. 대종교 교리 자체도 삼신일체에서 기인한 삼일원리로 이뤄졌다고 풀이된다.

삼일신고 ‘진리훈(眞理訓)’에는 사람들은 세 가지 참함(三眞), 즉 성품(性)과 목숨(命)과 정기(精)를 한얼님으로부터 점지 받는다고 나온다. 또 사람은 태어나면서 세 가달(三妄), 즉 마음(心)·기운(氣)·몸(身)에 끌리어 선악(善惡)·청탁(淸濁)·후박(厚薄)함이 생겨난다.

결국 이 세 가달을 세 참함으로 돌이키면 참 사람이 되고, 다시 참함을 위로 돌이키면 한얼님과 같이한다는 것이다. 결국 삼일(三一) 교리는, 주체는 하나지만 세 작용으로 나뉘고 작용인 셋은 다시 하나인 근본으로 환원한다는 이치다. 이것이 우리 민족 사상 가운데 흐르는 삼일 철학의 맥락이다.

대종교의 삼일 철학은, 하나가 곧 무한대이듯 천상과 지상이 같고 하늘과 인간이 같아 천·지·인(天地人) 삼극(三極)을 하나로 동일시한다. 인간을 하늘과 같은 소우주로 보며, 인간은 한얼님의 자손(天孫)이요, 하늘의 백성(天民)임을 깨우치며 한얼을 공경하고(敬天), 조상을 받들어 모시며(崇祖), 이웃과 사람을 귀히 여기며 사랑(愛人)하는 것을 한얼의 윤리(天倫)로 삼으며 충효(忠孝)사상을 키운다.

대종교의 구현세계 홍익인간의 참뜻은 궁극적으로 인간을 크고 널리 유익하게 한다는 것이다. 또 인류 구제와 지상천국을 그 목적으로 하는 인류복지사상이며 천리(天理)에 의해 국가사회가 영위되는 이상적인 나라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결국 ‘홍익주의’는 박애요, 자비요, 인애(仁愛)사상이다. 편협한 민족이나 지역에 국한한 사랑이 아니라 실로 크고 넓은 진정한 인류애가 담겨 있다.

대종교는 단군한배검을 교조로 받들고, 민족 고유신앙의 뿌리로 섬긴다. 신선(神仙)사상과 국조숭배사상과 천부(天父)사상은 일맥상통하는 원리로써 우리는 천손(天孫)·천민(天民)인 셈이다. 전 세계에서 천손·천민으로 자처하는 민족은 우리밖에 없다.

◆ 일제암흑기 항일독립운동

 

▲ 홍암 나철 대종사.
대종교의 중광(重光·다시 일으켜 세움) 이후 인물로는 홍암(弘巖) 나철(羅喆) 대종사와 무원·백포·단애(檀崖) 3종사(宗師)를 내세울 수 있다. 왜냐하면 대종교는 중광 이래 지금까지 이들에 의해 엮인 종리(倧理)·종사(倧史)·교단조직·종무행정 등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대종교의 중광교조(重光敎祖)인 홍암 대종사는 대종교신앙을 현대적으로 부활시킨 한국 종교사의 큰 스승이다. 그는 구한말 장원급제했던 당대의 엘리트로 지(智)·덕(德)·용(勇)을 겸비한 우국지사요, 사상가였다.

그에 의해 주도된 을사5적 주살(誅殺)사건이 궁극적인 실패로 돌아가자 그는 나라는 망했어도 민족은 존재한다는 인식 아래 민족정신의 부활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1909년 우리 민족 정신사에서 중차대한 선언이라 할 수 있는 대종교 중광을 선포한다.

대종교인들은 만주로 망명해 적극적인 무력항쟁으로 전환, 독립전쟁을 수행했다. 또한 1918년 음력 10월 개천절에 무오독립선언(대한독립선언서)을 해외 독립운동 지도자 39인 명의로 선포했다. 무오독립선언은 무제한 무력투쟁을 선언한 데 비해 3.1독립선언은 평화적 항쟁의 뜻이 담겼다.

1942년에 일제가 두가지 정책사건을 동시에 일으켰다. 조선어 말살정책으로 조선어학회 사건을, 조선민족정신 및 항일운동 핵심체 말살정책으로 임오교변을 일으켰다. 대종교는 일제의 언어말살정책에 맞서 조선어학회 조직 및 한글큰사전 편찬활동 등도 벌인다.

일제치하에서 대종교는 만주를 중심으로 항일 독립운동의 모체 역할을 하면서 이 땅에 10만여 명의 순교·순국자의 피를 뿌렸다. ※자료제공 : 대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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