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가 15일 오후 서울 강서구 공항로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이른바 '차떼기 스캔들'에 연루됐던 것과 관련, "이유나 경위야 어쨌든 지난 시절 불미스러웠던 일은 늘 국민께 송구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차떼기 스캔들·북풍조작 사건… “공작정치 부활”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이병기 후보자는 우편향 칼럼과 식민사관 등 역사인식 문제로 논란이 된 문창극 후보자와 달리 과거 정치 행보로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야당은 국정원장이라는 자리가 국가 핵심 권력기구를 이끄는 수장인 만큼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검증 공세의 초점을 문 후보자에서 이 후보자로 확대하는 모양새다. 이 후보자에게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자진사퇴가 당연하지만, 인사청문회가 열린다면 총력전을 펴겠다는 구상이다.

남재준 전 국정원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이 후보자는 과거 행적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지난 2002년 당시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차떼기 불법대선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사건, 지난 1997년 안전기획부 제2차장 재직 당시 ‘북풍조작 사건’으로 비판받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후보자 내정에 대해 “또다시 공작정치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남 전 원장 시절 국정원 대선개입 파문으로 집권여당과 갈등을 빚었던 새정치연합으로선 이 후보자의 과거 행보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새정치연합 민홍철 의원은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는 문창극 총리 후보자 논란 속에 슬쩍 넘어갈 생각은 추호도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이 후보자는 과거 정치공작의 사실이 결코 지워질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임 국정원장이 경질된 이유는 불법대선개입, 간첩조작사건 등 불법정치공작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었다”면서 “따라서 국정원장 후보자가 해야 할 일은 국정원 개혁이지만, 이 후보자가 과연 여기에 부합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미 확인된 의혹만으로도 국정원 개혁을 이끌 수 없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의적 문제도 정조준하고 있다. 민 의원은 “재산형성 과정이 의혹투성이이며, 청문회를 진행하면 양파껍질처럼 문제점이 드러날 후보”라면서 “정권을 위해서라면 남북관계 파탄과 공작정치의 주역이었던 이병기 국정원장과 같은 인물을 내정하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이 정부의 오만과 독선, 불통의 인사가 지속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도 적극 방어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1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떼기 스캔들’ 연루와 관련해 “조직에서 일하다 보니 생긴 일이고, 내가 돈을 모으는 일에 관여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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