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물건을 잃어버리고는 그것을 못 찾아 허탈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람이라면 가격이 싸거나, 흔히 구할 수 있는 물건임에도 자신의 습관에 맞게 잘 길들여진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꽤 오랫동안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잃어버린 물건의 ‘주인’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자는 최근에 이뤄지고 있는 국정감사의 취재를 다니면서 이른바 ‘주인정신’이 없는 일부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책임자들의 작태를 보고 적지 않은 실망을 했다.

지난 1년 동안 자신이 책임자로 있는 곳의 ‘살림살이’와 책무를 다 했는지 평가받는 자리인 국정감사에서 국민들 대신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의원들에게 ‘보고받은 일이 없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등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주인은 자신이 관리하는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고 일일이 챙기며 혹 빠진 것은 없는지, 무엇을 보충해야 하는지, 위급한 상황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훤히 알고 있어야 하는 법인데 그렇지 못하니 그 모습을 지켜봐야만 하는 국민들의 안타까움이야 더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더구나 나라의 녹을 먹으면서 국민을 대신해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당연한 이들이 제 직무를 다하지 못했을 때는 교체하거나 직위해제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혈세’라는 단어를 굳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국민들이 땀 흘려 번 돈이 세금이 되어 운영되는 곳의 책임자는 국민을 대신한 ‘주인’이 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잘잘못을 가리고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현실을 낱낱이 드러내는 데 열심히 임하는 자세를 보이는 의원들이 이른바 ‘국감스타’로 부상하는 이유가 바로 국민을 대신해 보여주는 ‘주인정신’ 때문이 아닐까.

엄밀한 의미로 따져보자면 대한민국의 공공기관과 공기업은 국민들이 그곳의 책임자들과 소속된 직원들에게 대신해서 관리하고 발전시키라고 ‘맡겨준’ 것이다.

믿고 맡겨준 주인이 생각할 때 ‘잃어버렸다’는 안타까움이 아닌 ‘뿌듯하다’는 만족감을 줄 수 있도록 대한민국 모든 이들에게 주인정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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