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로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에서 퇴근하는 가운데 승용차 위에 모습이 비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청문회 강행하려다 만신창이 낙마 우려
새누리 “소명 기회 줘야”
야당, 파상공세 예고
추가결점 발견되면 최악
다른 장관 후보자 불똥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손절매를 하느냐 모험을 거느냐. ‘문창극 구하기’에 나선 새누리당이 딜레마에 빠졌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을 관철하려는 청와대의 의지가 확고한 가운데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고, 여론마저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문 후보자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상태다. 극우 성향 칼럼에 이어 식민사관 관련 발언 등으로 촉발된 파문은 좀체 진정되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역시 고민에 빠졌다. 문 후보자 청문회를 강행하려니 위험 부담이 크고 낙마시키려니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실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내부에서도 문 후보자에 대한 자진사퇴론과 옹호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일단 청문회를 통해 문 후보자에게 소명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론이 악화된 만큼 청문회 과정에서 험난한 싸움이 예상된다. 우선 야당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 추가 결점이라도 발견되면 문 후보자가 만신창이가 된 채 낙마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하기 어렵다. 내각 개편과 함께 진행되는 다른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점도 부담 거리다. 총리 임명동의안 본회의 처리도 장담할 수 없다. 논란이 길어질수록 7.30 재보궐선거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 문 후보자에 대한 비토론이 분출하고 있다는 점도 청문회 강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김상민 의원 등 새누리당 일부 초선의원들은 이미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문 후보자가 조기에 낙마하는 것 역시 여당에 부담이다. 이 정부 들어 총리 후보 4명 중 3명이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이는 당장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민정라인 인사 책임론으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 새누리당으로선 박 대통령의 ‘인사 참사’라는 비난 공세를 떠안은 채 다른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 나서는 상황도 맞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문 후보자를 내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보다 청와대의 기류가 ‘청문회 강행’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청와대는 16일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회 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문창극 카드’를 끝까지 끌고 가겠다는 것이다. 문 후보자가 식민사관 강연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가 법적 대응 등 강공으로 돌변하고 인사청문회 요청서 제출 하루 전 위안부 관련 발언에 대해 사과한 점도 청와대의 의지가 반영된 행동으로 풀이되고 있다.

새누리당으로선 이래저래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이병익 정치평론가는 “문 후보자가 청문회까지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발언 상의 문제 때문이라기보다는 논란이 되고 난 뒤 그가 보여준 대처 방식이 국민을 더 분노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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