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일(현지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주례 일반 알현 중 교황 전용 오픈차량을 타고 이동하면서 한 여성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지난해 교황으로 선출된 후 줄곧 전용 방탄차 사용을 거부하고 무개차(덮개나 지붕이 없는 자동차)를 타고 직접 군중과 접촉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앞으로도 방탄차를 타지 않겠다는 뜻을 재천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3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일간지 라 뱅가디아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방탄차를 타지 않을 것이며, 교황 전용 방탄차를 이용하지 않아 무슨 일이 생겨도 신의 뜻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은 전용 방탄차를 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정어리 통조림과 같은 유리로 된 방탄차가 자신과 사람들 사이에 벽을 만들어 분리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무슨 일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내 나이에는 잃을 것이 많지 않다”며 모든 것은 신의 뜻에 달렸다고 말했다.

지난 1981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암살 시도 이후 교황은 통상적으로 공공장소에서 유리로 된 전용 방탄차를 이용해왔다. 그러나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탄차 대신 무개차를 타고 사람들과 직접 접촉하고 있어 경호담당자들은 경호에 골치를 앓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중동 순방 중에도 암살과 테러 위협이 경고됐음에도 무개차를 고집했다. 교황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사람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교황은 이번 인터뷰에서 “베네딕토 16세의 은퇴는 명예교황기구 창립의 기회를 만들어 준 대단한 본보기”라며 자신도 나이가 들고 쇠약해지면 명예교황 베네딕토 16세처럼 교황직을 내려놓고 은퇴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일 브라질월드컵이 인종주의와 과욕이 아닌 팀워크와 단합을 보여주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개막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축구를 사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날 브라질과 크로아티아 개막전이 열리기 전 브라질 TV 방송사에서 방송된 영상메시지에서 이같이 전하며 선수들의 힘든 훈련과 노력, 정정당당한 경기와 팀워크의 중요성, 상대팀에 대한 존중의 필요성 등 세계평화와 단합을 증진할 수 있는 여러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개인주의, 이기주의, 인종차별, 편협성, 상대를 기만하는 것을 극복해야 한다”며 “인생처럼 촉구에서도 과욕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지난 2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을 만나 축구 황제 펠레가 서명한 대표팀 유니폼과 스타 선수 호나우두의 친필 사인이 있는 축구공을 선물 받고 자신이 브라질을 응원할지도 모른다고 농담했다. 이에 호세프 대통령은 그에게 “최소한 중립을 지켜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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