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양재천 벼농사 체험학습장 아이들에게 인기
밥으로만 알고 있던 ‘쌀’을 신기한 듯 고사리 손으로 만져보는 아이들이 이 쌀이 어려운 이웃에게 보내진다고 하니까 “맛있게 드세요”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서울 강남구청(구청장 맹정주)은 20일 오전 높은 빌딩 속에 위치한 양재천 벼농사 학습장에서 벼를 수확하는 가을걷이 행사를 가졌다.
행사에는 지역 내 어린이, 초·중학생, 시민들이 참여해 옛 조상들이 작업하던 방식 그대로 낫으로 벼를 수확하고, 홀태·족탑식 탈곡기를 이용한 타작과 볏단 나르기 및 쌓기 등을 체험했다.
한상혁(양전초등학교 4학년) 군은 “밥이 쌀이었단 것이 신기하다”면서 “이렇게 벼를 베어 쌀이 나오는 과정을 체험하니까 농부 아저씨들이 힘들었을 것 같아 앞으로는 밥을 남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강남구는 1386㎡ 규모의 벼농사학습장에 지난 5월 강남지역 초등학생들과 함께 전통방식으로 직접 모내기를 하고 우렁이를 이용해 친환경농법으로 벼를 재배해 왔다. 시골의 가을 황금들녘에서 볼 수 있는 허수아비도 설치했다.
이날 한티어린이집 15명의 어린이들을 이끌고 체험학습장을 찾은 송지영(25) 선생은 “아이들이 그림이나 동영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은데 실제 벼베기 체험을 하니까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 선생은 또한 “작년에 이어 올해 또 왔다”면서 “멀리 나가지 않아도 도심 속에 이런 농촌체험학습장이 있어서 쉽게 올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날 행사는 서울시 농업기술센터에서 협조를 받아 전통식 농기구 및 가을걷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족답식 탈곡기(발로 원통을 돌려 탈곡하는 농기구)와 홀태(벼를 훑어서 탈곡하는 농기구) 등 우리고유의 농기구로 전통식 벼베기 및 볏짚 나르기와 탈곡을 체험하는 것이다. 수확한 약 400kg의 벼는 건조와 도정작업을 거쳐 관내 복지시설 등에 모두 기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