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포커스] 레고처럼 집도 조립하는 시대
[피플&포커스] 레고처럼 집도 조립하는 시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지는 우리 주변에서 감동적인 사연이 있는 인물, 전문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을 집중적으로 만납니다. 이런 인물 인터뷰와 함께 화제가 되고 있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취재하는 ‘People & Focus’를 연재합니다.

▲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지난 2003년 모듈러주택 ‘뮤토 청담’이 완공됐다. 사진은 포스코A&C 천안 공장에서 제작한 모듈을 운반해 크레인으로 이동시켜 건축물을 완성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포스코A&C)

신개념 주거 공간 ‘모듈러주택’
공기 50% 단축, 90% 재활용

지속가능한 미래형 건축 각광
대량 공급시 단가 절감 가능해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꿈꿔라. 꿈꿀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요한 괴테).’ 수천 년 동안 사람이 꿈꾸고 상상해 왔던 상당수가 현실로 이뤄졌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며 인간은 비행기로 날 수 있게 됐고, 컴퓨터의 발명으로 지식이 넘쳐나게 됐으며, 첨단기술은 속속 실생활에 도입됐다. 그리고 마치 레고를 조립하듯 집도 순식간에 조립할 수 있게 됐다. 모듈러주택이다.

마치 장난감을 조립하듯 단기간에 완성되는 모듈러주택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공사 기간이 짧고 모듈 구조물을 90% 가까이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지향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량공급이 이뤄져야 단가가 낮아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구조물이 견고하고 방음이 잘돼 입주자들의 만족도는 높다.

▲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건축된 모듈러주택 ‘뮤토 청담’. 모듈러 공법의 특징을 잘 나타내주는 디자인으로 마치 블록을 쌓아놓은 듯한 외관이다. 2012년 ‘제6회 강남구 아름다운 건축물’ 공모전에서 작품상을 수상했다.  (사진제공: 포스코A&C)

◆세련된 디자인 모듈러주택 ‘뮤토 청담’

대표적인 모듈러주택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뮤토 청담’을 직접 찾아가봤다. 건물 외관부터 여느 건물과는 차이가 난다. 마치 디자인 상자를 쌓아놓은 듯한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다. 모듈 블록 18개를 3층 높이로 쌓아 원룸 18개가 탄생했다. 이곳은 현재 포스코 외국인 직원들의 기숙사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 2003년 건립된 뮤토 청담은 짓는 데 사흘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인근 주민들은 하룻밤 사이에 건물이 들어서는 모습을 보면서 놀라워했다. 원룸 각 방들은 구조부(기본골조, 마감재, 전기배선, 온돌 등)를 포스코A&C 천안공장에서 제작해 운반했다. 3.3㎡당 평균 건축 비용은 440만 원 정도. 소형 주택뿐만 아니라 중·대형 넓이도 공급 가능하다. 규격은 국내 고속도로 통행의 한계로 세로 사이즈가 3.3m를 넘지 않아야 한다.

이 때문에 방 폭은 그리 넓지 못했다.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이다. 방은 낭비되는 공간이 없도록 치밀하게 설계됐다. 수납공간은 전부 붙박이로 처리돼 깔끔한 인상을 남겼다. 침대도 언제든 벽장에 넣을 수 있도록 반자동 시스템을 도입했다. 모듈러주택의 장점은 방음이 좋다는 것이다. 방이 각각 하나의 모듈로 구성돼 벽이 이중이어서 옆집, 층간 방음이 탁월했다. ‘뮤토 청담’은 원룸 제작부터 준공까지 45일 만에 완공됐다.

▲ 뮤토 청담의 내부 모습. 반자동 접이식 침대가 설치돼 있다. 언제든 넓은 공간이 필요하면 접어서 올리면 붙박이장이 된다.  (사진제공: 포스코A&C)

◆대학생 공공기숙사 건설에 속속 도입

최근에는 시나 구가 운영하는 공공기숙사에도 모듈러공법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올 초에는 서울 노원구 공릉동(43실),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27실) 두 곳이 모듈러주택으로 지어졌다. 지난 2월 공릉동 기숙사는 건물을 올린 지 4일 만에 완공됐다. 천연동 기숙사는 지반이 암반이어서 지하 주차장 조성으로 토목공사가 길어져 건물을 올리기까지 공사기간이 다소 길어졌지만, 건물 자체를 올리는 데에는 수일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두 기숙사는 시와 구가 운영하고 있었기에 건물 공사비와는 관계없이 임차료가 저렴했다. 기존 개인 임대주택의 10분의 1, 대학교 기숙사비의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 3월 말 학생들이 입주해 약 2달 생활해온 천연동 공공기숙사 ‘꿈꾸는 다락방’을 찾았다. 이곳은 서대문구와 한국해비타트 서울지회, 포스코 A&C가 협력해 17억 원을 들여 건립했다.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이 기숙사는 서대문구에 위치한 대학교 학생들이 입주 지원을 할 수 있었다.

▲ 왼쪽부터 연세대 김좌한, 이화여대 천연주 학생 ⓒ천지일보(뉴스천지)
기숙사이지만 시설은 풀 옵션 원룸이어서 생활은 편리했다. 학생들은 1인실 월 10만 원, 2인실 월 5만 원의 저렴한 임대료를 냈다. 그 대신 주변 저소득층 학생들의 멘토링을 담당해야 했다.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2학년 김좌한(29, 남) 학생은 “기존 주택은 아무래도 벽돌로 짓는 집이어서 냄새가 고여 있는데, 문이나 방음이 잘되고 통풍도 잘 되는 편이라서 좋다”며 집이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이화여자대학교 건축공학과 3학년 천연주(22, 여) 학생은 “문화멘토링으로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좋은 일을 하는 것 같아서 보람될 것 같다”며 “학교 기숙사를 이용할 때보다 비용이나 편리 면에서 더 낫다”고 말했다. 1학년 때 2인 1실 3개월에 70~80만 원이고 2학년 때부터는 1인 1실 140만 원 정도이다. 월 23~46만 원에서 10~20만 원으로 비용이 줄었다.

▲ 모듈러 공법을 적용해 지은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 ‘꿈꾸는 다락방’. 이곳은 대학생들의 공공기숙사로 사용되고 있으며, 월 5~10만 원의 저렴한 임대료로 학생들의 주거난 해소에 보탬을 주고자 건립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모듈러주택은?

모듈러주택은 표준화된 건축 모듈을 공장에서 제작해 건축현장에서 설치‧조립하는 공업화 건축 공법을 적용해 짓는 주택이다. 공사기간을 최대 50%까지 단축시킬 수 있고, 건축물의 최대 90%까지 해체, 이축 등 재활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지속가능한 친환경 미래건축시스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가장 큰 매력은 공사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건축물을 올리기 위한 토목공사를 진행함과 동시에 공장에서는 디자인 설계와 주거 공간이 되는 모듈 제작에 들어간다. 제작이 끝나면 현장으로 운반해 조립만 하면 된다. 약 3개월이면 건축이 완성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포스코A&C가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현재 3.3㎡당 평균 건축 비용이 440만 원 선이지만 대량공급이 이뤄질수록 단가는 더 낮아진다. 이 때문에 개인보다는 국가가 주도하는 보급형 공동주택에 도입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현재 신기초등학교, 대조초등학교 교사증축 등 학교 및 학생기숙사와 업무 및 연구시설에 모듈러 건축 공법이 도입되고 있다. 해체 및 재설치로 필요지역에 공공시설물의 유동적 공급이 가능한 군사 및 공공시설에도 도입되고 있다. 외국에서는 근로자 숙소와 재난민 임시거주시설, 보급형 공동주택, 단독주택 등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최근 대한건설협회가 주최한 ‘급변하는 통일시대 북한 주택 대량공급 방안’ 세미나에서는 모듈러 공법으로 대량 주택을 공급하는 게 통일 시대 주택 해결책의 방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미현 2014-06-20 00:32:18
가격대가 좀 더 저렴해져서 땅만 조금 있으면 쉽게 누구나 살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대량으로 개인이 사는 경우는 별루 없으니까요? 집 걱정 좀 안 하고 살았으면 좋겠당.

김혜민 2014-06-17 07:39:26
시에서 꿈꾸는 다락방을 운영하다니...부럽다. 내가 사는 지역에도 도입하면 좋겠네요

장하나 2014-06-14 23:29:25
특이한 공법인데,, 그런데도 건축물이 멋스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