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양국, 서로에 대한 신뢰도 ‘바닥’

[천지일보=이태교 기자] 한국과 일본 국민이 서로에 대한 신뢰감이 극도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요미우리(讀賣)신문과 한국일보가 지난달 23∼25일 공동으로 시행해 7일 보도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대국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일본인은 73%가, 한국인은 83%가 상대국가를 믿지 못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신뢰감은 1년 새 3.4% 줄었고 2007년(24.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도 한국을 신뢰하는 일본인의 비율이 지난해보다 13%p 하락해 1995년 조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구체적 답변을 보면 일본에 대해 한국인은 ‘전혀 신뢰할 수 없다’ 32%, ‘별로 신뢰할 수 없다’ 51%, ‘다소 신뢰할 수 있다’ 14%, ‘크게 신뢰할 수 있다’ 1%로 나타났다. 반대로 한국에 대해 일본인은 ‘전혀 신뢰할 수 없다’ 26%, ‘별로 신뢰할 수 없다’ 47%, ‘다소 신뢰할 수 있다’ 17%, ‘크게 신뢰할 수 있다’ 1%로 응답했다.

양국 관계에 관해서는 한국인의 86%, 일본인의 87%가 나쁘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역사 인식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작년 12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에 관해 한국인 응답자는 94%가 ‘적절하지 않았다’고 평가했으나 일본에서는 ‘적절했다’는 답변이 49%, ‘적절하지 않다’는 답변이 41%로 비슷하게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태도를 비판하는 것에 관해서는 한국인의 77%가 ‘적절하다’고 답했으나 일본인은 89%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한국인 90%, 일본인 83%가 양국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답했으나 상대가 수용할 수 없는 주장을 하는 한 관계를 개선하지 못해도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이 한국에서는 77%, 일본에서 57%에 달했다.

관계 개선을 위해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복수 응답)로는 한국인은 독도 갈등, 군 위안부 문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우선 꼽았고 일본인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독도 문제 등을 선택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북한, 일본(혹은 한국) 등 5개국 중 가장 위협이 되는 국가(복수 응답)를 묻자 일본은 중국(82%)과 북한(79%)을, 한국은 북한(81%)을 선택했다.

이번 조사에서 일본 측은 유권자가 있는 1799세대 가운데 1010명(응답률 56%)이 유효한 응답을 했다. 한국에서는 한국일보의 의뢰에 따라 코리아리서치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고,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 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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