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시의원으로 출마한 송재은 후보를 지난달 29일 덕양구청 앞에서 만났다. 송재은 후보가 하트 모양을 그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6.4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 중 이색적인 진기록을 가진 후보가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고양시의원 후보(성사1․2동/주교동/화정1동)로 출마한 송재은(53) 후보다.

현재 주교동 15통장을 비롯해 시민옴부즈맨공공체 홍보위원, 원당농협 영농회장, 바르게살기운동 홍보이사, 대한적십자사 홍보부장, 환경단체 반장, 가정지킴이 상담원, 안전관리 자문위원,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한국시민자원봉사회 미용봉사단장, 산울림 예술봉사단체 봉사단장 등이 그의 화려한 이력이다.

개인봉사시간만 5657시간을 기록하고 있어 봉사에 있어서만큼은 전국 출마 후보들 중 단연 으뜸일 것이다. 이것도 2004년부터 자원봉사센터에서 기록된 봉사활동시간이라 이전 1997년부터 자원봉사를 시작한 시간까지 모두 합치면 1만 시간 이상은 넘는다.

특히 송재은 후보는 2년 전까지만 해도 특이한 머리모양 하나로 17년간 웃음을 주며 웃음전도사로, 자원봉사자로 활동을 해왔다.

아내와 딸과 함께 이경숙미용장(미용실)을 운영하면서 미용봉사회를 이끌고 장애인 시설과 요양원을 찾아 활발한 미용 봉사를 벌인 것은 물론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집수리 등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서 자원봉사로 헌신했다. 고양시에서 행사가 있으면 머리예술을 통해 고양시를 홍보하는 데 기여했으며, 문화예술단체의 봉사단장을 맡아 자원봉사로서 활발하게 역량을 맘껏 발휘했다.

그의 아내 이경숙 씨는 2002년 미용분야에서 경기으뜸이로도 선정된 적 있는 뛰어난 미용장인이다. 딸 송은지(28) 씨 역시 미용사로 가족이 함께 운영하고 있으면서 봉사활동을 다니고 있다.

송 후보가 자원봉사를 하게 된 지는 벌써 17년째다. 처음 미용봉사를 해달라는 제안이 들어왔을 때 그는 아내한테 “우리가 갚을 빚이 얼만데 봉사를 다니냐”며 반대했다고 했다. 하지만 못이기는 척하고 장애인시설 봉사에 한 번 나섰더니 기분이 좋았다고 하는 그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하자”는 마음을 먹고 정기적으로 봉사를 시작하게 됐고, 점점 재미와 보람을 느끼게 된 그는 이제는 하루라도 자원봉사를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자원봉사가 몸에 배겼다.

그의 가족들 봉사시간을 모두 합하면 무려 1만 411시간이 된다. 또한 온 가족 5식구(송재은 후보, 아내 이경숙, 큰 딸 송은지, 아들 송상수, 막내딸 송상민)가 장기기증을 했다. 송 후보는 전체를 기증했는데, 각막은 물론 뼈까지 모두 기증했다. 사후 시신은 해부용으로 도 쓰이도록 했다.

▲ 모두 장기기증자이며 자원봉사자인 송재은 후보(가장 오른쪽)의 5식구. 왼쪽부터 부인 이경숙, 아들 송상수, 막내 송상민, 큰딸 송은지, 송재은 후보 (사진제공: 송재은 후보)

그럼 왜 자원봉사만 하던 송 후보가 시의원 후보로 출마하게 됐을까. 송 후보는 사실 이번이 4번째 출마다. 그런데 아직 당선 경험이 없다. 2006년 도의원 후보, 2010년 시의원 후보, 2012년 국회의원 후보, 2014년 시의원 후보로 출마했다. 시의원은 재도전이다.

송 후보는 사실 정치 욕심도 없다. 그가 출마하게 된 것도 봉사를 다니다가 사회복지사들이 자신에게 더 큰 봉사를 하려면 정치를 하라고 주변에서 얘기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래서 그가 나서게 된 것도 더 큰 자원봉사로 서민들에게 다가서기 위한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이같이 주민추천으로 나선 송 후보는 2012년 총선(국민행복당으로 출마)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소속으로 나섰다. 큰 욕심 없이 출마한 그였지만 매번 낙선하자, 깨닫게 된 것은 정당의 배경과 힘이 없이는 정치계에 발을 들여놓기가 어렵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이번에도 주변의 권유 속에 출마를 결정,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공천을 받고자 했으나 실패했다.

당초 당내에서 사회공헌도가 크기 때문에 공천을 받지 않겠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유를 알고 보니 더 기가 찰 노릇이었다. 특정 종교종단에 다닌다는 이유 때문에 공천심사도 안했다는 것이다. 그는 “만약 다른 이유 때문에 탈락했더라면 억울하지는 않았겠지만, 단지 그 이유 때문에 심사도 안하고 탈락시켜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에 송 후보는 가차 없이 탈당을 했다. 탈당 서류를 제출할 때 이유에 대해 헌법 제20조 2항(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의 사항을 당에서 어겼기 때문에 탈당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아 제출했다.

이후 경기도당에서는 잘 처리됐다는 답변이 왔다고 한다. 송 후보는 “‘당에서는 왜 자신들이 헌법을 어겼습니까?’라는 항변의 답변이 와야 하는데, 아무런 반박 없이 잘 처리됐다는 내용의 답신이 왔다. 이는 결국 자신들이 헌법을 어겼다고 인정한 셈 아니겠냐”며 “정치인들이 헌법을 어긴 것에 화가 나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송 후보가 매번 출마 때마다 선거사무장으로 지적장애 3급 여성인 유경자(50) 씨를 채용해서 함께 유세 활동을 벌인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유 씨와는 2001년 자원봉사를 하다가 만난 것이 인연이 됐다.

▲ 선거사무장으로 채용한 지적장애 3급 여성인 유경자 씨와 송재은 후보가 기호 6번을 그리며 뽑아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덕양구청 앞에서 시민들을 반갑게 맞으며 유세활동을 벌이고 있는 송재은 후보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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