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만덕 나눔쌀 만섬 쌓기’ 행사가 ‘세계 빈곤 퇴치의 날’인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세계 빈곤 퇴치의 날’인 17일 (사)김만덕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김만덕 나눔쌀 만섬 쌓기’ 행사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운 날씨에도 행사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수많은 시민들은 가난한 이웃을 구제하기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바쳤던 의녀(義女) 김만덕의 정신을 기리고 쌀 기부에 동참했다.

김만덕은 200여 년 전 제주도에서 태어난 여성으로 일찍이 고아가 됐다. 어렸을 때는 의지할 데가 없어 기녀 생활을 하다가 자란 후에는 제주목사 신광익에게 탄원해 양인 신분이 됐다. 이후 그는 주막을 차리고 내륙과의 중개상업을 통해 큰 부자가 됐다.

한때 제주도에는 수백 명이 굶어 죽는 흉년이 찾아 왔고, 정부에서는 쌀 2만 섬을 원조했으나 운반선이 침몰하면서 구제에 실패했다. 이때 김만덕은 자신의 전 재산을 처분해 구입한 쌀 500섬 가운데 450섬을 모두 구호식량으로 나눠줌으로써 죽어가던 도민들을 살렸다.

이에 감동한 정조 임금은 김만덕에게 당시 여성으로서는 최고의 영예인 내의원 의녀반수라는 벼슬을 내리고 그의 소원을 들어줬다. 궁궐을 보고 금강산을 구경하고 싶다는 소원에 따라 김만덕은 생전 처음으로 제주도 밖을 나가 세상을 구경할 수 있었다.

김만덕의 선행 정신을 계승한 기념사업회는 올해 서울시내 초ㆍ중ㆍ고교생과 기업 등 전국 각계각층을 돌면서 쌀 2만 2천 섬을 모았다. 당초 목표로 잡았던 기부량은 1만 섬이었지만 예상 밖의 호응으로 두 배가 넘는 쌀을 모으게 된 것.

정운찬 국무총리는 이날 기념식에서 “김만덕 할머니는 참된 나눔이 무엇인가를 보여준 ‘세상의 빛’이었다”며 “할머니의 사랑과 나눔의 정신이 오늘날 사회에도 확산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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