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 지방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31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논현2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국제 선거참관단원들이 투표 과정을 참관하고 있다. 국제 선거참관단은 45개국 53개 기관 120여명의 선거관계자로 구성됐으며 오는 6월 5일까지 한국의 지방선거 투·개표 과정을 참관할 예정이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20대 15.97% 연령대 ‘최고’… 군인 빼면 50대보다 적어
젊은층·노년층 경쟁에 투표율 높지만, 여야 셈법 복잡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20대의 사전투표 참여율은 높았지만, 젊은층과 여성의 참여율은 낮았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시행된 사전투표의 연령대별 투표율이 공개되면서 여야 간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사전투표율이 젊은층과 노년층의 대결 양상으로 나타나고 연령대별로도 복잡 미묘하게 얽히면서 여도 야도 안심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30~31일 실시된 사전투표 결과 전체 선거인 총 4129만 6228명 중 474만 4241명이 참여해 11.49%의 투표율이 기록됐다. 이는 지난해 시행된 상·하반기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율(상반기 4.78%, 하반기 5.45%)보다 2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 연령대별 참여율을 보면 20대 이하는 15.97%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30대는 9.41%, 40대 9.99%, 50대 11.53%, 60대 12.22%, 70대 이상 10.00%로 나타났다. 20대 이하의 투표율이 높았던 것은 군 복무자의 투표 참가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들을 제외한 20대와 40대까지의 투표율은 50~60대 투표율보다 오히려 낮은 상황이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13.83%, 여성은 9.20%로 남성의 참여율이 높았다.

투표 결과만을 놓고 보면 20~40대의 젊은층과 50~60대의 노년층이 팽팽한 대결을 벌인 것으로 분석된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젊은층의 분노 여론과 보수 성향이 강한 노년층의 위기감이 동시에 투영된 결과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야당은 ‘세월호 심판론’을 앞세워 지지를 호소했고, 여당은 ‘박근혜 동정론’을 내세워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해 왔다.

이 같은 선거 양상이 오는 4일 본선거에도 그대로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세대 간 대결 양상이 뚜렷해지면서 전체적인 투표율 역시 60%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야 간 이해득실 계산도 복잡해지고 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사전투표 결과를 근거로 자당 위기론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본선거를 앞두고 자당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이른바 ‘엄살 작전’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젊은층의 투표율이 생각보다 낮다는 점이다. 20대 이하의 투표율이 높긴 하지만 군인 투표를 빼면 다른 연령대와 비슷하거나 노년층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선거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던 ‘앵그리 맘(분노한 여성)’ 즉 40대 여성의 투표 참여율이 낮은 것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새정치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전체 20대 유권자 730만 명 중 (20대 사전투표자 116만 명 중 군 복무자의 부재자투표 25만 명을 빼고) 81만 명이 투표했다면 20대 투표율은 약 10~11%에 불과하다”며 “30~40대의 투표율도 50~60대에 비해 최소 2.5% 이상 낮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깊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20대 투표율이 가장 높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새누리당 함진규 대변인은 “젊은층의 사전투표율이 높아진 것은 엎친데 덮친격으로 선거전이 종반에 더 어렵게 된 것 같다”며 “한마디로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