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오는 28일부터 시작될 예정… 절단크기는 조율 중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42일째인 27일 실종자 가족들이 잠수 수색이 불가능한 구역의 선체 외판 일부를 절단하는 방안에 최종 합의했다.

이날 오후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법률대리인인 배의철 변호사는 전남 진도군 진도읍 진도군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날 오전 10시 ‘수색구조지원 장비기술 연구 전담반(TF)’ 회의에서 선체 외판을 부분 절단해 부유물을 제거하고 실종자를 수색하는 최종 방안을 논의하고 실종자 가족들도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배 변호사는 “사고대책본부의 제안에 가족들은 실종자 유실 위험 때문에 주저했다”며 “하지만 대책본부가 선체 부근에 1선, 외곽에 2선, 3선 등 3차에 걸쳐 유실 방지를 위한 에어백과 그물, 안강망 등을 설치하겠다고 약속해 한 명의 유실도 없이 시행될 것임을 믿는다”고 말했다.

절개가 예상되는 부분은 4층 선미 우현으로, 이곳은 선체 내부 칸막이가 붕괴해 잠수사의 진입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절단 크기는 조율을 통해 이날 중으로 결정된다. 절단은 이르면 3~4일 이내에, 기상 여건에 따라 약 일주일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절단 방법은 1차적으로 산소 아크 절단법을 사용하고 2차 대안으로 초고온 절단봉이 제시됐다. 도르래를 사용해 중량물을 높은 곳으로 들어 올리는 기계인 윈치(winch·권양기) 사용도 검토 중이다. 선체 외판 절단 작업은 오는 28일부터 시작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브리핑에 앞서 배 변호사는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의 ‘잠수사 일당 100만 원, 시신 1구 수습 시 500만 원’ 발언에 대해 실종자 가족의 입장을 표명했다.

배 변호사는 “청와대 입인 대변인이 현장에서 헌신하고 있는 잠수사를 모욕한 발언대 대해 실종자 가족들은 또 실의에 빠졌다”며 “잠수사의 사기 저하는 곧 실종자 수색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들은 엿새째 실종자 수색에 진전이 없지만 민간잠수사들이 총력을 다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현재 잠수사들은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도 수색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잠수사들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대변인을 비롯한 책임있는 공무원들이 불안감을 조장하고, 자존감을 크게 손상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사기 진작과 수색 효율을 높이기 위해 책임 있는 방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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