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장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경찰이 지난달 8일 발생한 잠실 제2롯데월드 인부 사망 사고와 관련해 현장소장을 정식으로 입건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하청업체 현장소장 이모(44) 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달 8일 오전 8시 40분께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제2롯데월드 엔터테인먼트동 12층 옥상에서 숨진 인부 황모(38) 씨가 하던 배관작업과 관련해 충분한 안전 조치 의무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황 씨는 당시 냉각수 배관의 압력을 시험하던 중 이음매 부분에서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배관 뚜껑에 머리를 맞았다. 황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하던 중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작업장 안쪽에서 황 씨 혼자 작업하고 있었기 때문에 추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씨 등이 황 씨에게 압력이 있는 상황에서 냉각수 배관 뚜껑을 열라고 지시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하지만 이 씨는 이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는 위험한 작업을 동료 없이 혼자 하도록 지시한 부분은 인정했다.
경찰은 28일 작업반장 진모(38) 씨도 소환해 조사한 뒤 입건할 방침이다. 또 원청기업인 롯데물산 측 안전관리 책임자와 현장 책임자 2명도 이번 주 중 소환해 조사한다.
2015년 완공 예정인 제2롯데월드는 지상 555m, 최고 123층 롯데월드타워 1개동과 에비뉴엘동, 쇼핑몰동, 엔터테인먼트동 등 상업용 건물 3개동으로 조성되고 있다.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에서는 지난해 6월 공사현장에 구조물이 붕괴되면서 근로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으며, 같은 해 10월엔 쇠파이프가 떨어져 행인이 다쳤다. 올해 2월에도 공사장에서 불이 나는 등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안전불감증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 22일 롯데건설은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건설 현장에서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공단, 송파소방서와 민관 합동 안전점검을 했다고 밝혔다. 롯데건설에 따르면 지난 12일 송파소방서와 자체소방대는 현장 월드몰동 지상과 옥상 등 6곳에서 인명구조, 대피유도, 화재진압 등 화재에 대비한 합동훈련을 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