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티켓(Global Etiquette)’ 또는 ‘글로벌 매너(Global Manner)’. 어느 순간 우리는 세계화와 글로벌 문화에 맞는 예절을 따지게 됐다. 다른 나라와 단절하고 살 것이 아니라면 자연스런 일이다. 세계의 여러 나라와 교류하고 소통하려면 전 세계 사람들이 지켜야 할 공통의 윤리나 규범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동문선출판사 신성대 대표가 전하는 것도 바로 이 글로벌 매너다. 한국의 문화와 예절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매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 신 대표의 생각이다.
글로벌 품격에 대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매너를 가르치고 있는 신성대 대표를 만나 글로벌 매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신성대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글로벌 매너 전도사’ 신성대 대표

훌륭한 매너에서 고상한 인격
바른 자세서 바른 마음 생겨나
글로벌 매너 인식 높아져야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말끔히 차려입은 양복에 로프타이(넥타이 대신 목에 거는 장식품), 그 위에 스카프를 걸친 세련된 옷차림이 예사스럽지 않다. 동문선출판사 대표, 전통무예십팔기보존협회 회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있지만 신성대 씨는 ‘글로벌 매너 전도사’라는 별칭이 훨씬 마음에 든다.

‘글로벌 에티켓’ 또는 ‘글로벌 매너’라는 말을 어느 샌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있게 됐지만 어떻게 하는 것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예절인 걸까?

“글로벌 매너라고는 하지만 딱히 정해진 것은 없어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용어도 아니구요. 그러니까 전 세계, 글로벌 사회에서 현재 통용되고 있는 선진 매너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신성대 대표는 세계화와 더불어 한국만의 ‘로컬 매너’와 구분 짓기 위해 자연스레 사용하고 있는 용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글로벌 매너’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반발부터 한단다.
“우리가 누구입니까? 자칭 동방예의지국 아닙니까? 게다가 요즘은 한류 바람에 세계가 한국을 따라하는데 왜 우리가 남의 나라 예법을 배우고 따라야 하냐고 화를 내요.”

신 대표는 그에 대해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우리 것이 중요한 만큼 남의 문화도 존중해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렇지만 전 세계의 예법들을 다 숙지하고 지킨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는 “그래서 글로벌 매너를 말하는 것”이라며 “언어로 치면 세계 공통으로 통용되는 영어를 익히듯,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글로벌 매너를 익히면 굳이 각각의 로컬 매너를 익히지 않아도 세계무대에서 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가 글로벌 매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해외를 돌아다녔던 경험에서 느꼈던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는 외항선 기관사로서 7년 동안 배를 타고 해외를 돌아다녔다. 85년부터는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외국의 인문‧예술 분야의 많은 책을 국내에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학문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선진국을 하루빨리 따라잡아야겠다는 마음이었지만, 책만으론 선진국이 될 수 없겠다는 한계 같은 걸 항상 느꼈다. 그러다 깨닫게 된 것이 바로 글로벌 매너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해외에 나갔다 오신 분들이 종종 ‘외국에 갔다가 차별받았다’ ‘적성에 안 맞는다’ ‘무시당했다’ 등의 말씀을 하세요. 처음엔 저도 그렇게만 생각했어요. 제 실수나 잘못된 행동 같은 것은 모르고 상대방 탓만 한 거죠.”

글로벌 매너를 알지 못해 내가 실수를 하고서도 상대방이 날 무시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러다 3년 전 글로벌리더십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와인대사 안경환 씨를 만나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매너 전도사가 됐다.

신 대표는 인터넷신문과 잡지를 통해 문화비평칼럼을 연재해왔다. 지금은 ‘신성대의 이제는 품격’이란 제목으로 글로벌 매너와 관련된 글을 2년 넘게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그 외에도 강의나 개인지도를 통해 글로벌 매너를 전하고 있다.

최근 그가 게재한 기사에 이런 글이 있다. ‘청와대부터, 대통령부터, 재벌 회장님들부터 정격 글로벌 매너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그런 게 진짜 디자인이다. 상품이나 사옥만 디자인할 것이 아니라, 국가 경영, 기업 문화, 리더의 품격부터 디자인해야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달리 돈 드는 일도 아니다. 제대로만 배우면 오히려 돈 버는 일이다. 인생을 제대로 즐기면서 돈 버는 일이다.’ 이렇듯 상대가 누구든 글로벌 매너에 한해서는 거침이 없다.

그가 안 대사와 함께 글로벌 매너 전도사로 활동한 결과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우리 사회가 조금씩 매너와 품격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2년 전에 국립묘지 현충원에서 전사자 안장식을 진행하는 의장 병사들이 하얀 위생 마스크를 쓰고 진행하는 것을 말리는 글을 올렸더랬습니다. 일제강점기에 배운 그대로 아무 생각 없이 따라하고 있는데 전 세계에서 한국만 고집하고 있는 겁니다. 해서 외국의 사례를 들어가며 위생마스크 착용은 고인을 모욕하는 무매너임을 지적했지요. 그랬더니 독자들의 반향도 컸고 서울 국립현충원에선 당장 위생마스크를 벗었습니다. 그분들이 글로벌 세계에서 통용되는 이런 구체적인 매너가 있었다는 사실에 많이들 놀랐지요. 그 전엔 인식조차 없었거든요.”

신 대표는 “예로부터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바른 자세에서 바른 마음이 생겨나고, 훌륭한 매너에서 고상한 인격이 나오는 건 만고의 진리”라며 “매너는 도덕과 양심 혹은 염치의 표현이다. 글로벌 매너를 통해 이제 한국인이 글로벌 신사, 다시 말해 신양반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선진국이 되고 다음 세대가 당당한 세계인이 되기 위해선 글로벌 매너가 꼭 필요하다고 말하는 신 대표.

“영어만이 글로벌 소통 도구가 아닙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글로벌 비즈니스 매너를 가르쳐 다음 세대가 대한민국을 선진문명사회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가 전하는 글로벌 매너가 우리 사회에 좋은 변화를 이끌 수 있길 바라본다.

▲ 신성대 대표가 와인대사 안경환 씨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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