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서울시 중구 수하동에서 개최된 ‘제 8회 실종아동의 날 행사’에서 실종자 가족이 한 아버지가 읽는 편지글을 듣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보건복지부와 경찰청,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23일 서울시 중구 페럼타워에서 ‘제8회 실종아동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세계 실종아동의 날은 1979년 5월 25일 미국 뉴욕의 6살 아동 에단 파츠(Etan Patz)가 유괴된 후 살해된 날을 기억하기 위해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실종문제에 대한 관심 유도와 실종·유괴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07년부터 매년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실종가족 대표 서기원 씨는 “올해도 아직 우리 아이의 소식은 없다. 2009년부터 3000여 명의 어린이가 가정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아이를 잃은 부모들의 속은 새까맣게 탔다. 실종자 가족들이 더 이상 눈물 흘리지 않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7살 때 실종된 딸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준비한 김철상 씨는 “13년 동안 널 볼 수 없었다. 아빠는 오늘 새벽에도 눈물로 하나님께 널 다시 가슴에 끌어안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아빠가 끝까지 널 찾을 거니까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우리 가족 잊지 말고 기억하고 있어”라며 눈물을 훔쳤다. 장내는 행사에 참석한 실종자 가족들의 흐느끼는 소리로 숙연해졌다.

이후 실종자 가족들은 잃어버린 아이들이 모두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조형 나무에 ‘그린 리본’을 달았다. 1부 행사가 끝난 후에는 기념행사가 개최된 이촌동부터 명동까지 가두 캠페인을 진행했다.

20여 년 동안 실종아동 찾기 사업을 하고 있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은 “한 해 평균 3만 건 이상의 실종이 생긴다. 다수가 짧은 시간 안에 집으로 돌아오지만 끝내 찾지 못한 아이들도 많다”며 “실종아동은 0%가 되어야 한다. 실종이 발생되더라도 모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7월 29일부터 유원지나 대형마트 등 다중 이용시설을 대상으로 실종 발생 초기 단계에 아동을 조속히 발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를 부여하는 ‘실종아동 조기발견지침’을 마련하고 시범 운영 중이다.

또한 경찰은 지문 사전 등록 활성화 및 우리 아이 지킴이 키트 도입·보급을 통해 실종아동 발생 시 빠른 신원파악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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