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훈희 기획본부장(부장)이 위닉스 2014년형 신제품 앞에서 올해 제습기 100만 대, 점유율 50% 목표를 달성하겠다며 포부를 밝히고 있다. 위닉스는 41년 노하우가 담긴 품질력을 앞세워 올해 업계 최초로 ‘5년 무상품질보증’을 도입했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찾아가는 방문 AS망을 구축, 제습기(뽀송) 전용 콜센터도 구축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인터뷰Ⅰ 위닉스 강훈희 기획본부장
“제품 팔아보겠다고 사장님까지 영업 뛰어”
“삼성·LG 두렵지만 올해도 1위 지켜낼 것”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갑자기 대박 난 기업이란 소리 들으면 억울하죠. 시장 개척하려고 사장님이 제품 들쳐 메고 미국까지 가서 영업했습니다.”

제습기 시장의 ‘작은 거인’ 위닉스 강훈희 기획본부장(부장)의 말이다. 20일 최근 위닉스에 합병된 위니맥스에서 강훈희 부장을 만나 시장을 제패한 위닉스의 성공신화를 들어봤다.

위닉스는 비록 자본도 부족한 중견기업이지만 굴지의 대기업들을 제치고 제습기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국내 시장에 ‘가정용 제습기’ 돌풍이 불기 시작한 건 불과 2~3년 전이다. 2011년 예상치 못한 제습기 품귀현상으로 위닉스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제습기를 판매하던 한 대기업이 제품 수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품귀현상이 발생했다. 제품 씨가 마르자 그간 홈쇼핑 진출을 위해 공을 들이던 위닉스에게 기회가 왔다. 시즌 막바지라 위닉스도 물량을 끌어모아 홈쇼핑에 도전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1차 38분, 2차 40분 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성공을 이어가야 했다. 홈쇼핑과 CF를 놓고 고심했지만 돈 때문에 CF는 접어두고 ‘홈쇼핑’만 집중했다. 전세계 굴지의 업체를 제치고 2011년 미국 컨슈머리포트 ‘최고의 제습기’로 선정된 제품력과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맘껏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 위닉스 매출과 영업이익 추이. (자료제공: 위닉스) ⓒ천지일보(뉴스천지)
탁월한 선택이었다. 2012년 50회가 넘는 홈쇼핑으로 영업이익은 2011년 대비 193% 급증했다. 2013년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없는 돈에 조인성이 등장하는 CF도 제작하고, 홈쇼핑도 병행했다. 먼저 제품을 구매해 성능에 만족한 소비자들의 입소문과 CF의 시너지로 2013년에도 점유율 1위를 지켜냈다. 영업이익 증가폭도 2012년보다 더 커져 전년 대비 393% 성장을 일궈냈다. 하이마트에서는 판매사원 없이도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60%를 넘겼다.

강훈희 부장은 “이런 결과는 41년간 정진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강조한다. 국내에 제습기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1980년대 초반부터 위닉스는 해외 굴지의 업체들에 제습기‧에어컨 핵심 부품인 열교환기 등을 납품하고 있었다.

외환위기 이후 위닉스라는 자체 브랜드를 달고 직접 완제품 판매에 나섰지만 유통시장 진입은 쉽지 않았다. 윤희종 위닉스 회장은 ‘유니맥스’라는 유통전문회사를 통해 PDA 사업을 하고 있는 장남 윤철민 사장에게 도움을 청했다. 제습기 유통을 장남에게 맡긴 것. 윤 사장에겐 유니맥스를 통해 쌓은 경험과 더불어 열정이 있었다.

하지만 대기업이 장악한 국내 유통을 뚫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래서 윤 사장은 전세계 바이어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뜻밖의 답이 날아왔다. 미국 넘버5 안에 꼽히는 유명 백화점에서 제품 설명을 요청해온 것. 윤 사장은 직접 제품을 메고 미국으로 날아갔다. 1시간이 넘도록 제품을 설명하고 돌아왔다. 1주일 후 더 자세한 설명을 해달라는 전갈이 왔다. 철저하게 준비해 다시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공기청정기 20만 대 주문을 받아냈다. 시작은 공기청정기였지만 2008년에는 제습기 40만 대(3년간) 수주까지 따냈다.

위닉스의 제품 기술력을 해외에서 먼저 인정한 셈이다. 이 시기 국내 하이마트에도 처음으로 위닉스 제습기가 입점했다. 이 또한 윤 사장이 수없이 발품을 팔고 직접 부딪힌 결과였다.

문제는 올해다. 지난해 폭풍 성장을 지켜본 가전업체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제습기 시장은 붐업 정도가 아닌 ‘심각한 과열’에 놓였다.

게다가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대기업들의 마케팅도 거세다. 강 부장은 “1+1 마케팅뿐 아니라 모 기업에서는 자사가 7년 연속 1위라는 허위 마케팅까지 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기술력만으로 싸운다면 자신 있다. 하지만 대기업이 자본과 물량 공세를 편다면 버겁다. 공정한 경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 최근 위닉스는 위닉맥스와의 합병도 앞당겨 진행했다. 위닉스-위니맥스-유통시장-소비자로 이어지는 과정을 위닉스-유통-소비자로 줄임으로써 지출을 줄여 마케팅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고, 빠른 의사결정으로 대기업의 압박을 이겨내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설명이다.

강 본부장은 “힘겹겠지만 정정당당히 겨뤄 올해 100만 대 판매 목표를 꼭 달성할 것”이라며 “단순히 돈이 돼서 제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장인정신을 가지고 관련 기술을 계속 발전시키고 접목해 질 좋은 제습기를 공급하는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