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제우 수운대신사, 해월신사 최시형, 의암성사 손병희 3대에 걸쳐 道책 작성

▲ 최제우, 최시형, 손병희. ⓒ천지일보(뉴스천지)

◆동경대전, 천도교의 대표적 교리서

한울을 믿는 천도교는 한울의 뜻을 전하는 경전을 갖고 있다. 경전은 크게 동경대전(東經大全)과 용담유사(龍潭遺詞), 해월신사법설(海月神師法說), 의암성사법설(義菴聖師法說)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동경대전과 용담유사는 수운대신사(水雲大神師) 최제우(崔濟愚)에 의해 포덕1(1860)년 4월 5일 한울로부터 무극대도를 받고 동학(東學)을 창도한 후 직접 저술한 내용이다.

대신사 순도(殉道) 후에는 천도교 제2세 교조(敎祖) 해월신사(海月神師) 최시형(崔時亨)이 포덕 21년에 강원도 인제군 갑둔리에서 처음으로 동경대전을 목판본으로 간행했다. 용담유사는 그 다음해 포덕 22년에 단양 샘골에서 역시 목판본으로 처음 간행돼 천도교 경전으로 활용하게 됐다.

최시형은 당시 목판으로 간행하기 위해 대신사로부터 받은 유고를 보따리에 싸서 짊어지고 근 20년 가까이 관(官)의 지목을 피해 산간벽지로 숨어 다니기도 했다. 이 경전은 구송설(口誦說)로도 전해 왔다.

특이한 것은 같은 뜻을 담고 있는 내용이라도 동경대전은 한문이며, 용담유사는 누구든지 읽을 수 있도록 한글로 쓰였다. 동경대전과 용담유사는 한글과 한문을 동시에 사용한 천도교의 경전인 동시에 우리 민족이 만들어낸 경전으로 그 의미가 깊다.

수운대신사가 지은 동경대전은 포덕문(布德文), 논학문(論學文), 수덕문(修德文), 불연기연(不然其然), 탄 도유심급(歎 道儒心急), 팔절(八節), 시문(詩文)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울 존재, 천도교의 교리 소개 ‘포덕문’

▲ ⓒ천지일보(뉴스천지)
포덕문(布德文)은 한울의 덕(德)을 세상 사람들에게 펴는 글이다. 천도교에서는 한울님의 덕을 알면 부모의 덕과 스승의 덕과 자연과 국가 사회의 덕을 자연히 알게 된다고 믿는다.

따라서 세상 사람들이 한울의 덕을 알고 한울을 공경하며 한울을 따르는 경천순천(敬天順天)의 생활을 하도록 권한다.

하지만 우선 한울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한울의 덕에 감사한 생각이 들어야 깨달은 바 실천이 나오기에 포덕문에는 가장 먼저 한울의 존재성에 대해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해 놓았다.

먼저 봄과 가을이 갈아드는 자연 질서만 보더라도 한울의 덕을 알 수 있다고 만물의 이치를 설명했다. 또한, 어리석은 세상 사람과 혼탁한 세상에 천부를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인데도 무력으로 침공하고 그들의 종교를 펴는 서양 사람들을 근심하면서 천도(天道)를 받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아울러 천도교에서는 몸이 아플 때 영부(靈符) 의식을 행하는데 이 영부에 대한 내용이 기록돼 있다. 한울로부터 받은 영부를 써본 결과 세상 사람들은 받는 사람의 정성과 공경 여하에 따라서 효험이 있고 없는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차이로 도(道)를 세상에 펴 나가는 데 있어서의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음을 기록했다. 특히 수운대신사는 ‘악질이 가득 찬 세상을 건지고 보국안민 할 계책이 이 경전에 있다고 하며 아무쪼록 어진 여러분들은 이 글을 공경히 받으라’며 당부한다.

◆동학에 대해 질의문답 내용으로 가르치는 ‘논학문’

이어 등장하는 논학문(論學文)은 동학, 천도교의 도를 질의문답식으로 논한 글이다.

수운대신사는 논학문 말미에 ‘사람을 바르게 하고 몸을 닦고 재주를 기르고 마음을 바르게 함에 어찌 두 갈래 길이 있겠는가’라며 ‘천지의 무궁한 진리와 도(道)의 무극한 이치가 다 이 글에 실려 있다’고 전한다.

천도교에서는 이 논학문을 깊이 공부하면 천도교의 우주관, 인생관, 사회관, 선악관, 사후관 등 모든 이론적 체계를 세울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천도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21자 주문(呪文)의 뜻과 수도의 방향도 제시하고 있다.

◆지식추구보다 수심정기(守心正氣)에 힘쓰라

수덕문(修德文)은 덕(德)을 닦는 글이다. 덕을 닦아야 하는 이유는 ‘사람은 덕을 알아야 하고 덕을 닦아야 하고 덕을 베풀면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수덕문에는 덕을 한울·부모·조상·스승·대자연·국가 사회의 덕 등 여러 가지로 나눈다. 이 경전을 살펴보면 ‘천견박식이라도 다 우리 스승의 성덕(盛德)으로 된 것이며 선왕의 옛 예의를 잃지 아니한 것’이라 표현하며 겸손해야 함을 가르친다.

수운대신사는 신유년 6월 선비들이 많이 찾아와 포덕교화를 시작하게 됐다. 교화하는 모습을 경전에서는 ‘어진 선비 풍운같이 모여들어 도(道)를 배우는 그 모습이 마치 공자 때의 3천 제자의 반열과 같다’고 비유했다.

대신사는 동학(東學)은 공자의 도와 대동이소이하다 말했으나 ‘인의예지는 먼저 성인이 가르친바요. 수심정기(守心正氣)는 내가 다시 정한다’고 설법했다.

다시 말해 인의예지 등 가르침이 공자나 맹자 등 성인에 의해서 있었으나 이것은 단지 지식에 그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신사가 정한 수심정기는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깨달음을 통해서 얻은 그 마음을 지키는 것이라는 뜻이다.

◆사물을 대할 때는 다양한 각도로 … 조급한 생각은 금물

▲ ⓒ천지일보(뉴스천지)
불연기연(不然其然)은 진리연구와 사물 관찰의 방법을 알려준 글이다. 사물을 관찰하는 데 있어서 한 쪽만 보지 말고 불연(不然)과 기연(其然)으로 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유형과 무형 ▲근본과 지엽 ▲긍정과 부정 ▲맞다, 아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 등 다방면으로 근본적 관찰을 해야 함을 강조한 내용이다.

탄 도유심급(歎 道儒心急)은 도인들의 조급한 생각을 경계하라는 내용이다. 이 경전은 ‘이 도(道)에 돌아오는 시운(時運)을 알고 확고한 신념 아래 동요됨 없이 정심 수도하면 반드시 신선의 연분을 짓는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고 말한다. 심주(心柱)를 굳건히 하고 믿음을 확고히 해야 도의 맛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한울 생각으로 일념(一念)이 되어야 모든 일이 뜻과 같이 된다고 가르친다. 수운대신사는 ‘우리 도인은 다른 사람의 적은 허물을 생각지 말고 나의 적은 지혜를 사람에게 베풀라’고 훈계한다. 아울러 ‘항상 마음을 조급히 하지 말고 흐린 기운을 쓸어버리고 맑은 기운을 어린 아이 기르듯 하라’는 등의 교훈이 담겨 있다.

◆팔절·시문·용담유사 교인을 위한 생활 교훈서

팔절(八節)은 사람된 근본과 수도(修道)의 절차를 밝혀준 글이며, 시문(詩文)은 미래의 새 시대를 바라보면서 도인들의 신앙심을 더욱 깊고 돈독하게 하도록 한 교훈서다.

용담유사는 누구든지 평소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한글, 가사체로 지어졌다. 내용으로는 교훈가, 안심가, 용담가 등 9개 시문으로 기록됐다.

◆해월신사, 의암성사로 자세하게 해석된 경전

해월신사법설은 수도(修道)하는 절차와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일상생활 속에서 지켜야 할 사항이 수록돼 있다. 천지이기(天地理氣), 도결(道訣)을 비롯해 특히 천지부모에 효성을 다할 것을 강조한다.

또한, 사인여천(事人如天), 삼경(三敬 : 경천, 경인, 경물), 수심정기(守心正氣), 이심치심(以心治心), 양천주(養天主) 등 수행 절차를 알려준다. 평소 실천할 사항과 특히 여성들이 평소에 지켜야 할 내수도문(內修道文)과 포태(胞胎)시에 지켜야 할 내칙(內則)도 기록돼 있다.

의암성사 법설은 무체법경(無體法經), 후경(後經)(1) (2), 십삼관법(十三觀法), 각세진경(覺世眞經) 등 수도(修道)의 절차와 요령, 보국안민 포덕광제의 방향 등을 제시해 주는 내용이다.

천도교에서는 이 같은 내용으로 구성된 경전은 깊은 내용을 담고 있어 단순히 글로 읽는 것보다는 실제 신앙을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료제공: 천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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