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 모두 성지로 여겨
유대인 극단주의자 추정 증오 범죄 기승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오는 24~26일 요르단과 팔레스타인,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스라엘 방문 시 예수가 최후의 만찬을 가진 장소에서 미사를 개최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은 지난 18일(현지시각) 프란치스코 교황이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 모두 성지로 여기는 최후의 만찬방에서 미사를 개최한다는 계획이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런 논란이 종교 간 관용과 이스라엘과의 관계개선을 보여주려는 교황의 순방 의도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수 최후의 만찬장은 시나클(Cenacle)이라고 불리는 마가의 다락방으로 예수는 로마군에 체포되기 전날 제자들과 이곳에서 만찬을 나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다락방은 석조건물 2층에 있으며 페르시아 군대의 침입으로 많은 부분이 파괴된 것을 십자군이 예루살렘을 점령한 뒤 1176년에 재건했다. 그와 함께 다윗왕의 무덤을 건물 1층에 마련해 이 장소는 기독교뿐 아니라 유대교에서도 성지로 여기게 됐다. 그 후 오스만 투르크제국이 통치하면서 건물 윗부분이 이슬람 사원으로 개조돼 이슬람까지 성지로 여기는 건물이 됐다.

많은 연구가들은 다윗 왕이 이곳이 아니라 다윗 도성에 묻힌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이곳을 찾는 유대인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유대인들은 교황이 이곳에서 미사를 여는 것은 종교의식을 갖는 것을 금지해온 기존 합의를 어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정통파 유대교도 수백 명이 교황의 건물 방문 계획에 항의해 시위를 벌였으며 오는 22일에도 시위가 예정돼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교황 방문을 앞두고 유대인 극단주의자들로 추정되는 세력의 증오 범죄가 기승을 부려 교황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동 성지 방문 시 방탄차를 이용해 달라는 현지 관리들의 제의를 거부하고 일반 차량과 무개차를 이용할 것이라고 지난 16일 교황청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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