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새벽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최동해 경기경찰청장이 유가족들에게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최동해 청장 “진심으로 사과… 나쁜 의도 아냐”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최동해 경기경찰청장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사찰 논란과 관련해 유가족에게 고개 숙여 사과를 전했다.

최동해 경기경찰청장은 20일 오전 0시 8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 있는 정부합동분향소 앞에서 유가족 100여 명에게 “사전 동의 없이 사복 경찰이 유가족을 뒤따른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과했다.

최 청장은 “사전 동의를 거치지 않은 절차는 잘못이다”라며 “유가족을 보호하거나 활동에 도움이 되기 위해 한(뒤따랐던) 것이지 불이익을 줄 마음은 아니었다. 나쁜 의도가 아니었기 때문에 사찰이나 미행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족을 뒤따랐던 직원들에 대해 “(유가족이 붙잡고 물었을) 당시 당황해 신분을 밝히지 않았던 것 같다. 잘못한 부분이다. 엄중히 문책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론 어떤 경우에서든 유가족의 동의 내에서만 사복 경찰은 활동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유가족들이 “왜 사찰이라고 끝내 인정하지 않느냐. 그렇다면 34일 동안 사복 경찰이 유가족 주위에서 정보활동을 하면서 작성한 보고서 열람권을 달라”는 요구에 최 청장은 “대한민국 경찰이 생긴 이래 공개한 적이 없다. 국회가 요구해도 공개하지 않는 자료”라고 답했다.

유가족이 “우리를 도우려던 것인지 다른 목적이었는지 어떻게 믿느냐”고 계속 항의하자, 구장회 안산단원경찰서 서장이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여섯 차례 고개 숙여 사과하며 눈물을 흘려 상황은 마무리됐다.

또 유가족을 뒤따랐던 안산단원경찰서 정보보안과 소속 직원 2명과 이 경찰서 간부는 “유가족이 진도로 가는 과정에서의 안전사고 등에 대비하기 위해 뒤따랐던 것”이라며 해명하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가족대책위)’ 소속 유가족 30여 명은 버스 2대를 이용해 박근혜 대통령 담화 관련 회의를 열기 위해 전남 진도로 향하던 중 오후 7시 21분께 전북 고창군에 있는 한 휴게소에 들렀다.

이때 안산단원서 소속 정보형사 2명이 주변을 배회하다가 한 유족에게 적발됐고 유족들은 “왜 우리를 수사(미행)하느냐. 경찰관 아니냐. 신분이 뭐냐”고 따져 물었지만 이들 정보형사는 “경찰이 아니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격분한 유족 중 10여 명은 이들 정보형사 2명을 버스 한 대에 태워 다시 안산으로 올라갔으며 나머지는 일정대로 진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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