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철 한국문화콘텐츠연구소 소장

 

한국인의 위대함의 원천은 ‘선비’라는 인물에서 발원한다. 조선시대의 선비를 떠올리지만 보다 웅혼하고 개방적이었던 고대 한민족의 정신문화를 발원시킨 사람을 말한다. 조선으로 넘어오면서 개방에서 폐쇄로 방향을 틀었지만 선비정신은 여전히 곧고 강단 있는 정신의 존재임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이 힘으로 상징되는 황제의 문화를 만들어냈다면 일본은 칼로 상징되는 무사의 문화를 만들었다. 그래서 중국의 문화는 황제의 힘을 과시하기 위한 방법으로 과장된 문화를 보인다. 힘의 통치를 상징할 수 있도록 크고, 높고, 화려하며, 자금성처럼 인위적인 모습을 극대화하려 한다.

반면 일본은 칼로 대변되는 무사의 비장감과 예리함이 좌우대칭과 상하의 비례를 중요하게 여기는 정형의 미를 만들어낸다. 그러면서 인위적인 것이 강하다. 금각사처럼 건물 전체를 금칠을 하거나 얼굴에 흰색을 전부 칠하는 등 인위적인 모습과 단호함을 보여주는데 규범적인 면이 강하다.

한국의 경우는 이들과 사뭇 다르다. 붓으로 상징되는 선비는 요즘으로 이야기하면 학자다. 학자가 국가의 상징적인 인물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선비는 정신의 존재다. 정신적인 존재는 황제의 힘이나 칼의 무사와는 다르다. 정신은 밖으로 드러내려하지 않고 자연과의 조화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한국의 미는 자연미와 단순미로 귀결된다. 인위의 반대인 자연스러움, 다시 말해 천연덕스러움을 미덕으로 삼는다.

정신적인 고양과 수양을 하는 사람이 힘자랑이나 칼로 제압하려 하지 않는다. 소통과 통합을 통하여 설득하고, 교육하고, 유대를 통한 조화로움을 강화하려한다.

한국의 건축물이나 조형물은 자연스럽고 소박하며 눈에 튀지 않는다. 그 자리에 있되 주위와 잘 어울려 있는 듯 없고, 없는 듯 있다. 자연과의 교감을 중요한 덕목으로 여긴다. 그래서 한국문화는 선비로 상징되는 ‘정신문화’를 가지고 있다.

우리 고대국가의 건국이념이 ‘홍익인간(弘益人間)’이다. 세계 어느 나라의 건국이념이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라는 위대하고 보편적인 건국이념을 가진 나라가 있는가.

잃어버린 우리의 고대국가가 있다. 하지만 우리의 의식과 문화 속에는 아직도 고대국가의 이념과 철학의 흔적이 남아있다. 의미를 모르면서 수천 년을 이어서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홍익인간이 어느 나라의 건국이념인지도 모르고 홍익인간을 배워 왔다.

그리고 군대에서 또는 노래에서 부르던 배달의 민족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배달은 ‘달’이다. 여기서 ‘달’은 응달․양달 할 때 땅을 이야기한다. 밝은 땅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이 나라의 이름이 단국(檀國)이다. 단국대학교도 있고, 단국대학의 상징물이 곰이다. 웅녀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다. 교가에도 단군선조 이야기가 나온다.

한국인은 오랜 기간 흰옷을 입고 살아왔다. 한국인을 백의민족이라고 한다. 우리의 고대국가의 이름이 모두 환국(桓國), 단국(檀國), 조선(朝鮮)으로 태양과 인연이 있는 이름이다.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밝은 나라라는 의미를 가졌다. 밝은 것을 상징하는 빛이 바로 흰색이다. 그래서 한민족은 흰옷을 고집하고 살아왔다.

우리는 우리나라 이름의 의미도 모른다. 한국, 한국인, 한민족 그리고 한류라고 할 때 사용하는 ‘한(韓)’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어떤 의미인지를 모른다. ‘한(韓)’은 고대 조선의 또 다른 이름이 한국(韓國)이다.

역시 ‘환한 나라’라는 의미를 가진 한국이다. 잃어버린 국가지만 분명하게 우리의 언어와 풍속 속에 남아있다. 위대한 정신의 나라, 한국. 변화와 모색을 통하여 발전해 가는 우리 한민족은 고난의 길을 걸어왔지만 다시 일어서고 있다. 한국인은 위대한 정신의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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