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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갓즈 낫 데드’ ‘선 오브 갓’ ‘노아’ 포스터. (사진제공: 각 배급사)

영문판 ▶ [global news CheonJi] Christian Movies Started to Conquer the Screen

황폐한 세상 속 2014년 스크린 점령에 나선 기독교 영화
원작자인 ‘신’의 뜻 해석은 각자 달라… 종교적 논란 불가피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7일간의 천지창조로 시작하는 창세기부터 마지막 예수님의 재림 때를 담은 요한계시록까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작성돼 전 세계 기독교 신자에게 절대적인 권위를 갖고 있는 성경. 성경은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역사와 교훈을 통해 현대인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자리하고 있다. 세상이 더욱 각박하고 황폐해질수록 재림을 기다리는 신앙인의 갈증은 더 깊어져 가고, 이에 해외 영화계는 성경과 신앙을 토대로 한 종교영화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특히 2014년 할리우드는 종교영화의 홍수다. 미국 케이블TV 드라마 ‘더 바이블(The Bible)’에서 예수의 일대기를 영화화한 ‘선 오브 갓(Son of God)’, 러셀 크로우 주연의 ‘노아(Noah)’ 등이 이미 개봉했고, 모세의 스토리를 다룬 크리스찬 베일 주연의 ‘엑소더스(Exodus: Gods And Kings)’, 브래드 피트가 빌라도 역을 맡은 ‘본디오 빌라도(Pontius Pilate)’,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다룬 ‘가인의 속죄(The Redemption of Cain)’ 등이 제작 중이다.

그러나 이들 종교영화는 현재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연출자의 연출의도가 성경 내용과는 사뭇 달라 비기독교인과 기독교인에게 혼란을 주고 있기 때문. 구약 시대 노아의 홍수를 모티브로 한 ‘노아’, 초림 때 예수의 공생애를 담은 ‘선 오브 갓’, 그리고 재림 때인 현재를 살아가는 신앙인들의 현실을 담은 ‘갓즈 낫 데드(God's not Dead)’를 통해 종교영화의 파급효과와 그 이면에 대해 살펴보자.

◆판타지가 돼 버린 노아의 방주 이야기 ‘노아’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연출하고 러셀 크로우가 주연한 영화 ‘노아’는 개봉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깊이 있는 연출력으로 호평을 받아온 감독과 거대한 영화 스케일은 개봉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가늠하기 힘든 당시 노아의 방주 크기를 영화에선 실제로 구현해 냈고 홍수의 스케일도 생략 없이 그래도 전달하는 데 주력해 역사적 생생함을 전달했다.
하지만 영화는 노아의 홍수보다 신에게 선택받은 의인 노아의 인간적 고뇌와 갈등에 초점을 맞춰 내용을 끌어간다. 방주를 만들고 인생들에게 홍수 심판이 닥칠 것을 전파했던 성경 속 노아와 달리 영화 속 노아는 그들을 저지하는 데 앞장선다. 또 타락한 천사를 인간의 수호자로 표현해 성경적 논란에 불을 지폈다.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이번 영화가 “노아의 가족이 (홍수 때) 겪은 공포와 희망, 갈등을 통해 스토리에 현실감을 부여했다”며 성경적 내러티브보다 연출자 해석에 따른 스토리임을 시사했다. 수려한 영상미와 미장센은 화려한 영화기법의 끝을 보여주는 듯했으나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스토리는 성경과 온도차가 있어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노아’는 SF판타지라는 느낌이 강하게 남았다.

◆시대는 짚었으나 영성 끌어내지 못한 ‘선 오브 갓’

약 2000년 전 로마로부터 박해받는 이스라엘 민족. 그들에게 구원과 믿음을 전파하며 세상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그리스도의 3년 공생애를 다룬 크리스토퍼 스펜서 감독 영화 ‘선 오브 갓’은 성경적 표현을 그대로 영화에 담아내는 데 노력했다.

‘선 오브 갓’은 성경 속 예수의 말씀 증거 부분을 대부분 왜곡 없이 표현했으며 성경에서 간략하게 표현됐던 예수의 12제자 선택 장면도 감동적으로 표현해 이해력을 더했다. 특히 당시 이스라엘 민족에게 손가락 받던 직업인 세리였던 ‘마태’를 제자로 선택하는 장면은 연출자의 자체 주석을 달지 않고 말씀 성구를 인용해 감동을 더했다.

그러나 영화는 영화적 장치로 니고데모라는 인물을 중도적 인물로 등장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니고데모는 영화 전반에 예수와 제사장 간의 중재자 입장을 표방했고 심지어 마지막 예수의 장례까지 치러주는 인물로 표현돼 혼란을 더했다. 또 시대적 정치 상황과 대립하는 예수의 행보는 결국 십자가형을 받게 됐다는 식의 스토리도 아이러니하다. 빌라도가 예수의 십자가형을 집행하고 손을 씻는 영적 의미라던가 사흘 만에 성전을 일으키겠다는 예수의 의미심장한 뜻은 사장돼 아쉬움을 더한다.

◆어지러운 세상 속 신의 존재를 밝혀라 ‘갓즈 낫 데드’

영화계는 성경을 바탕으로 ‘하나님의 위대한 사랑’ 혹은 ‘예수의 아름다운 희생’을 전달하고자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종교영화는 영상매체가 주는 파급효과에 따른 책임감이 큼에도 불구하고 각 연출자의 해석이 달라 종교적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이 와중에 구약과 신약을 넘어 재림의 때를 기다리는 현재를 살아가는 신앙인들의 현실적인 신앙의 모습을 담은 ‘갓즈 낫 데드’는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소재로 신의 존재를 표현하고 있다.

미국의 저예산 영화로 지난 3월 개봉한 ‘갓즈 낫 데드’는 박스오피스 5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영화는 순진하고 고지식한 대학생 조쉬가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라는 철학과 교수의 도전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았다. 아직 국내개봉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영화는 여러 가지 논리, 가설, 이론 등에 근거한 여러 종교적 주장으로 어지럽고 탁해진 기독교세계의 현 시점을 꼬집으며 현대 신앙인의 종교적 혼란을 표현하고 있어 현실감을 더한다.

성경을 두고 각 교단이 서로 해석이 달라 수 없는 주석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을 대변하듯 영화도 각 연출자의 해석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고 있는 요즘. 영화는 예술과 상업적 가치가 공존하고 있어 영화연출이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으로 빠질 수 있어 종교영화 연출은 더 신중하게 이뤄져야 함을 올해 상반기 개봉 영화들로부터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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