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25일째인 10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한 실종자 가족이 사고해역 방향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선체 붕괴 현상 확대되면서 수색 어려움 더해
실종자 가족들 거센 항의 “약속 지키지 않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 해역의 기상이 악화돼 실종자 수색작업이 일시 중단됐다. 선체 내부 칸막이 등이 무너져 내리는 등 위험한 상황도 수색 작업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10일 오전 10시 전남 진도군청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날 새벽 4시 사고 해역에 풍랑특보 발령을 위한 예비특보가 내려져 현재 수색작업이 잠정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대책본부는 현재 민간 잠수사 12명이 타고 있는 소형 바지선은 인근에 있는 관매도로 피항했으며, 나머지 잠수사 100여 명이 탑승한 대형 바지선은 안전 조치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기상 여건은 더욱 안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예비특보를 발표하고 11일 오전부터 서해남부먼바다, 낮부터 서해남부앞바다, 오후에는 남해서부전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될 것으로 예보했다.

대책본부는 풍랑주의보가 해제될 것으로 예상되는 12일 전까지 사실상 수색 작업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수색 작업 여건도 더욱 어려워졌다. 이날로 소조기가 끝나면 유속이 하루 평균 초속 0.2m씩 빨라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체 내부 천장과 칸막이가 물을 머금어 휘어지는 현상이 4층 선미에서 다른 구역으로 퍼져가고 있다. 이런 현상이 발견되는 칸막이는 일본에서 세월호를 들여와 국내에서 증축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본부는 “수색이 장기화되고 소조기가 끝나가면서 수색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기상이 악화되고 선체 내부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정부의 수색 의지는 변함이 없으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 작업이 중단된 데 대해 이날 진도를 방문한 정홍원 국무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가족들은 이날 오후 3시께 진도실내체육관 가족 상황실에게 정 총리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김수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지금 잠수부들이 힘들고 위험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실종자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을 수색하겠다고 가족들과 약속을 해놓고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정 총리는 가족들에게 “수색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가족분들도 잠수요원들을 위로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오후 7시에 팽목항을 찾아 수색작업을 점검한 뒤 잠수요원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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