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로드 모네 作 ‘양산을 쓴 여인’(왼쪽)과 빈센트 반 고흐 作 ‘외젠보흐의 초상’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프랑스 ‘오르세미술관’ 대표 소장품 국내 첫 공개
‘원시적 삶’ ‘자연과 꿈’ ‘무의식 세계’ 예술로 표현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19세기 파리는 근대도시로 확장을 지속하면서 ‘세기의 수도’로 거듭나고 있었다. 밝은 색채를 즐겼던 인상주의 화가들은 1886년을 기점으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폴 세잔이나 반 고흐, 폴 고갱과 같은 후기 인상주의 미술의 대표적인 화가들은 자연의 재현이나 빛에 대한 관심을 넘어 자연의 본질적인 구조와 원시적 삶,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자신의 예술적 비전으로 삼았다.

이러한 변화기의 인상주의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국립중앙박물관에 마련됐다. 클로드 모네, 폴 고갱, 빈센트 반 고흐 등 프랑스 국립오르세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거장들의 회화 작품을 비롯해 조각, 공예, 드로잉, 사진 등 175점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들이 오는 8월 3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공개된다.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프랑스 국립오르세미술관과 협력해 공동주최한 것으로, GNC미디어가 주관했다. 19세기 후반 인상주의 이후 새롭게 등장한 미술가들을 비롯해 근대 도시 파리의 삶과 예술을 함께 조명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인상주의 이후의 예술사적 변화와 함께 19세기 예술의 중심지였던 ‘파리’의 도시문화를 집중 조명한다. 클로드 모네의 후기 작품에서부터 광학적 시각을 반영한 신인상주의, 도시와 문명을 떠나 원시적 삶을 찾아 나선 폴 고갱과 퐁타방파, 독자적 세계를 찾아 나선 빈센트 반 고흐와 폴 세잔을 비롯해 세기말적 시각을 반영한 상징주의 화가들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개성 넘치는 많은 화가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19세기 말 파리의 거리는 새로운 도시의 삶을 누리려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새롭게 들어선 거리를 산책하거나 축제와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 고단한 일상을 보내는 서민들과 노동자들이 19세기의 파리를 살아갔다.

당시의 테오필 스탕랑을 비롯한 화가들은 이 거리의 순간순간을 포착하고 도시 생활에 가려진 서민들의 소박하지만 바쁜 일상들을 그렸다.

또한 19세기 말 파리에서는 부유한 상류계층과 경제력을 갖춘 신흥 부르주아들의 사교활동이 활발했다.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듯이 신흥 부르주아들을 모델로 한 초상화에는 패션이나 장신구들이 필수적으로 표현됐고, 사회적 지위나 지식인의 면모가 드러나 있다.

19세기 말의 폴 세뤼지에, 피에르 보나르, 모리스 드니, 에두아르 뷔야르 등 일군의 화가들은 스스로를 ‘선지자’라는 뜻의 ‘나비파’라고 불렀다. 이들은 고갱의 영향을 받은 평면적이고 장식적인 회화를 그렸다. 세기말 전 문예사조에 유했던 상징주의의 영향으로 피비 뒤 샤반느, 오딜롱 르동은 관념이나 환영, 꿈을 표현하고자 했다.

특히 도시 문명을 벗어나 자연의 원초적인 세계를 그렸던 앙리 루소는 20세기 전위 예술가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그 대표적인 그림이 ‘뱀을 부리는 여인’이다. 1907년 작품으로, 이번 전시에서 오르세미술관 특별전을 위해 반출금지 대상에서 해제된 후 원본을 처음 공개했다.

전시의 도입부는 건축 드로잉, 사진 등을 통해 19세기에 새롭게 정비되기 시작했던 파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오늘날 파리의 원형을 살펴볼 수 있다. 흔히 ‘아름다운 시절(벨 에포크)’로 불리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시기에 제작된 초상화와 드로잉, 아르누보 공예품들은 이 시기 파리인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외에도 화폭에 담긴 파리인들 거리의 삶, 근대의 상징으로서 에펠탑이 지닌 다양한 모습을 포착한 작품들을 통해 근대 도시 파리로의 다양한 모습들을 느낄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인상주의를 넘어 강렬한 색채와 평면적인 화면으로 자연의 구조와 원시적 삶,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그린 작품들은 근대미술에서 현대미술로 미술사적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국립중앙박물관 오르세미술관 전시장 내부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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