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성시화운동의 열기가 뜨겁다. 성시화는 말 그대로 ‘도시를 거룩하게 변화시키라’는 말이다. 성시화운동은 고 김준곤 목사에 의해 1972년 춘천에서 시작돼 최근에는 국내 39개 도시와 국외 8개 도시의 교회와 기독교연합회에서 전개하고 있는 개신교 선교운동이다.

성시화운동본부에서 펴낸 성시화운동 편람에 의하면 ‘성시화란 완전한 하나님의 도시를 지향하고 있기에 그곳에 사는 시민은 개신교 신자가 될 것인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것인지 양자택일해야 한다’ ‘시 예산의 십일조는 민족복음화와 세계복음화에 쓰여질 것이다’고 기록돼 있다. 이는 성시화란 한 도시 전체를 개신교화 하자는 운동이다.

다종교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와 누구나 종교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법으로 보호 받고 있다. 타종교에서 기독교를 바라볼 때 이는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을 빼앗는 범법 행위와도 같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는 점을 기독교 내에서는 곰곰이 생각을 해 봐야 한다.

10월 초 열린 2009인천국제성시축전에는 연인원 1만 5000여 명이 참여해 성시화를 위한 헌신의 삶을 서약하는 등 지역 복음화를 위한 결단의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타종교에서는 이를 종교편향의 실 사례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달 제천시에서도 제천시기독교연합회가 공공기관의 명의를 허락 없이 도용해 성시화집회를 열겠다는 광고를 해 제천시가 사과성명을 발표하는 등 시 전체가 종교편향 논란에 휩싸이며 큰 홍역을 치렀다.

우리나라는 정교분리의 원칙을 법으로 명백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국제성시축전에서 축사를 밝힌 모 의원은 김준곤 목사가 “(기독)교계가 주목하고 있으니 기독교 정치를 꼭 실현해 달라”고 당부했다며 김 목사의 마지막 유훈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는 성시화운동의 최종목표가 나라 전체를 기독교국가로 만들겠다는 목표와도 일치한다. 타종교인들이 이를 바라볼 때는 한 개인의 말로 웃어넘길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나라 전체를 종교차별과 종교편향 논란에 휩싸이게 하는 상상하기 힘든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모든 나라마다 각 나라의 법이 있어 그 법으로 다스려진다. 나라의 법부터 온전히 지키는 기독교인이요, 기독교계가 되어 이 사회에 빛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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