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내 피부색깔=꿀색’ 스틸 컷. (사진제공: KBS미디어/미루픽처스)

한국인 입양아 ‘융’의 자전적 이야기 담담히 소개
세계 3대 애니메이션 영화제 그랜드 슬램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서류 밑에 짧게 적힌 단어 ‘입양 요망’. 결국 검은 눈동자와 검은 머리카락의 한국인 전정식(융 ‘Jung’)은 5살 어린 나이에 벨기에로 입양 된다. 입양서류에 참고사항으로 적힌 그의 피부색깔은 바로 ‘꿀색’.

1965년생으로 5살 무렵 한국 이름 전정식은 벨기에에 입양된 후 지금껏 ‘정식(Jungsik)’에서 따온 ‘융(Jung)’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그는 만화가이자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국내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프랑스어권에서는 판타지 작가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융 감독의 자서전적인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 ‘내 피부색깔=꿀색’이 국내 개봉한다.

앞서 전 세계 80개 영화제에 초청돼 23개의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내 피부색깔=꿀색’은 지난 제15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개막작으로 국내 팬들과 먼저 인사한 작품이다.

입양 가족의 내면과 입양아의 성정과정을 담고 있는 ‘내 피부색깔=꿀색’은 기존 입양인의 삶과는 사뭇 다르다.

융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에 솔직한 성장과정을 엿볼 수 있다. 이 중에는 융의 입양 가정에 대한 소개도 자세히 묘사됐는데 융의 양부모와 형제들 모두 독특하지만 친절하고 그를 가족의 입장으로 대하고 걱정해 주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오히려 집안에서 말썽을 일으키고 천덕꾸러기로 자라면서 점점 아웃사이더가 되어가는 융의 성장과정을 통해 양부모와 형제들이 겪는 혼란스러움이 걱정이 될 정도.

융은 6.25전쟁 발발 후 거리에서 방황하던 전쟁고아 중 한 명이였다.

거리에서의 생활과 잠시 맡겨진 고아원 생활, 그리고 서로 피부색이 다른 벨기에 가정의 생활까지. 어린 융은 자신이 버림받았다는 상처와 이방인 취급을 통해 겪는 정체성 혼란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6.25전쟁의 참상과 입양에 대한 어두운 내면을 보다 시각적으로 표현한 ‘내 피부색깔=꿀색’은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넘어 전 세계에 전쟁으로 겪게 되는 폐해를 꼬집어 준다.

자신을 버린 한국이 싫어 차라리 일본이이 되고 싶었다는 융 감독은 자기도 모르게 한국의 전통 농악대를 그림으로 그려냈고, 자신을 버린 어머니에 대한 인물을 원망하면서도 그리움에 이끌려 상상 속 어머니를 그림으로 그리고 있었다.

사춘기를 지나면서 자신의 정체성 혼란에 더 괴로워하던 융 감독.

하지만 자신의 곁에서 진정한 가족의 울타리가 되어 주고 있는 양부모와 형제들의 사랑을 느끼며 진정한 가족찾기의 의미를 전달하는 ‘내 피부색깔=꿀색’.

가정의 달 5월, 온 가족이 함께 동참해 보는 진정한 가족찾기 영화 ‘내 피부색깔=꿀색’은 오는 8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7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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