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6.25참전유공자회 임기현 양천구지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대한민국6.25참전유공자회 임기현 양천구지회장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지금이라도 전쟁이 난다면 우리는 총 들고 싸울 겁니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으니까….”

6.25참전유공자회 양천구지회 임기현 지회장은 올해 85세의 고령이다. 6.25 전쟁과 함께 20대의 청춘을 떠나보낸 세월은 이제 그의 얼굴에 깊은 주름으로 남았다. 하지만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애국정신만큼은 지금도 젊은이들 못지않게 투철하다. 나라가 위기에 처한다면 당장이라도 싸울 각오가 돼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임 지회장은 1930년 서울에서 7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6.25 전쟁을 접한 것은 그의 나이 20세 때였다. 군대와의 인연은 1950년 9.28 수복이 이뤄진 뒤 그해 10월 28일 국군수도병원에 자원입대하면서 맺게 됐다. 이듬해인 1951년 부산에 있는 군의학교에서 교육 훈련을 받은 뒤 52년 전방 2사단 의무대에서 3개월가량 복무했다. 이어 부산에서 창립된 육군중앙병리연구소로 근무지를 옮겼고, 55년 1월 19일 만기 제대했다.

임 지회장에겐 왼쪽 손의 검지가 없다. 왼쪽 고막도 파열됐다. 6.25 때 얻은 상흔이다. 51년 마산에서 환자를 이송하던 도중 차 사고를 당했던 것이다. 비록 전투요원으로 전투 현장에 나가 적들과 직접 싸우진 않았지만, 의무 병과로서 환자 치료와 돌보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제대 후 그는 포항제철, 현대자동차, 현대조선소 등의 일터를 두루 거쳤다. 슬하엔 1남 2녀를 뒀다. 부인과는 8년 전 사별한 뒤 혼자 살고 있다.

그가 관리하고 있는 양천구지회는 지난 2001년 9월 창립됐다. 지금까지 전직 회장 중 세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그들을 하나씩 떠나보낸 임 지회장은 5대 지회장에 올라 7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만두고 싶어도 지회장을 대신할 사람이 없어 그만두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하소연이다.

“행사 때 인원을 동원하려고 하면 힘이 많이 들어요. 전화를 해도 회원들이 귀가 어두우니까 잘 알아듣지 못해요.”

매월 둘째 주 수요일이면 정기 월례회가 열린다. 보통 60명 정도의 회원이 모이는데, 당일 아침부터 일일이 전화를 돌린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목이 쉰다. 이런 일을 1년에 12번을 반복하니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일을 돕는 사무국장도 없다. 이 모든 일을 임 지회장 혼자서 도맡아 한다.

“회원들 돌아가시는 거요? 한숨이 절로 나죠. 나도 같은 입장 아닙니까. 사무국장이 없으니 내가 다 찾아가야 하는데, 내가 죽으면 누가 찾아올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몸은 고단하지만, 그래도 할 일이 있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이가 있기에 오늘도 힘을 낸다고 그는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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