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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팽팽한 기싸움
사업정지에도 ‘후끈’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4월 통신시장은 바람 잘 날이 없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끊임없는 신경전을 벌이면서 통신시장도 함께 술렁거렸다.

KT는 구조조정 등 조직정비와 사업재편이라는 발등의 불부터 꺼야하는 상황이라 한 발짝 물러나 있는 모습이다. 이통사가 정부로부터 사업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한 개 사업자씩 영업을 하고 있어 불법보조금 등 이통사 경쟁이 잠잠할 법도 하지만 좀처럼 조용해지지 않는다.

◆신경전으로 달궈진 4월

SK텔레콤은 지난 4일 단독 영업이 끝이 나고 5일부터 LG유플러스에 바톤터치했다. LG유플러스가 영업재개 3일 만에 SK텔레콤에 뺏겼던 가입자(총 6만 3592명)의 40%가량인 2만 4336명을 되찾아오자, 경쟁사는 불법 편법 영업을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LG유플러스의 번호이동 가입자 폭증은 사업정지 기간 예약가입을 받았으며 정부의 가이드라인 27만 원을 훨씬 웃도는 불법보조금을 살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경쟁사가 괜한 트집잡기에 나섰다며 비난했다. SK텔레콤은 사전 예약가입과 불법보조금 지급과 관련한 증거 자료들이 있다면서 미래부에 고발했고 결국 미래부는 이에 대해 사실확인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첫 타자로 단독 영업을 하면서 정부의 눈치를 살피느라 경쟁사 가입자 뺏기보다 시장 안정화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나홀로 영업을 했음에도 3월 13일부터 4월 4일까지 가입자 총 14만 4027명을 유치하는 것에 그쳤다. 반면 LG유플러스는 현재 15만 6317명(23일 기준)의 가입자를 모았고 앞으로 2일간 더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5월 19일까지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가입자를 빼앗아가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자칫 하다간 점유율 사수도 위협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그간 해오던 경쟁사 모니터링을 대폭 강화했다. 평상시 시장 안정화를 위해 시장감시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400명에 달하는 인력을 투입해 LG유플러스의 불법 행위 포착을 위해 조직적으로 운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영업 방해이며 도를 지나친 행위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이 같은 신경전은 지난 18일에도 계속됐다. LG유플러스가 팬택의 ‘베가 시크릿업’ 출고가를 인하하겠다고 밝힌 게 갈등의 빌미가 됐다.

LG유플러스는 이날 ‘베가 시크릿업’ 기존 출고가에서 약 36만 원 인하한 59만 9500원에 판매키로 했다. 문제는 재고 보상비용 등 팬택 측과 협의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이 같은 결정을 먼저 내리고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 이에 팬택은 난색을 표했으며 SK텔레콤도 반발했다. LG유플러스 측은 “팬택과 3월말부터 출고가 인하를 추진해 왔으나 SK텔레콤이 이를 반대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면서 “팬택도 SKT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LG유플러스와 팬택은 협상을 이어갔지만, 현재 결렬된 상황이다. 내달 중순까지 영업을 하지 못하는 SKT가 출고가 인하 시점을 5월 19일 이후로 주장하면서 결국 LG유플러스와 팬택 간의 협상도 결렬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LG유플러스가 LTE를 내세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자, SK텔레콤도 조금씩 불안감을 보였다”며 “이로 인해 SK텔레콤이 갑자기 올해 점유율 50% 사수를 천명하면서 LG유플러스와 더 대치적인 구도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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