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동선 문화의 대표유물인 청동북(오른쪽)과 그 윗면(왼쪽).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베트남 고대 문명전
우리와 역사ㆍ문화적 환경 유사
청동북 등 선사 유물 380여 점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베트남 청동기문화의 형성과 전개 과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특별 전시가 마련됐다.

우리나라와 베트남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거리는 아니나, 한때는 양국이 ‘한자문화’와 ‘유교’라는 문화적 동질성을 공유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올해 첫 특별전시인 ‘베트남 고대 문명전–붉은 강(紅河)의 새벽’展은 고대 베트남의 청동 장인들이 지녔던 독창적인 창의력과 미감을 시각적으로 체험하고, 이를 통해 양국 국민들의 가슴 속에 내재돼 있던 문화적 동질성도 되살릴 수 있는 계기로 기획됐다.

전시는 베트남 국립역사박물관이 소장한 최고 수준의 동선 청동북 14점과 각종 토기, 장신구 및 일상 용구 등의 선사시대 유물 380여 점을 선보인다.
베트남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면서 오랜 동안 역사․문화적으로 상호 영향 관계 아래에 놓여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베트남은 고유의 독자적인 문화를 창출하고 유지해왔다. 그러한 흔적은 역사적 기록 등을 통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베트남의 역사․문화적 환경은 우리나라와도 매우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베트남국립역사박물관과 공동학술조사 시행을 위한 협약을 2008년에 체결, 첫 번째 조사로 베트남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을 간직하고 있는 선사유적을 대상으로 공동발굴조사를 진행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전시는 양국의 국립박물관이 그동안 진행해 왔던 학술조사의 성과를 정리하고, 보다 진전된 교류협력의 장을 열고자 개최하게 됐다”고 전했다.

전시는 크게 1부 ‘동선 이전의 베트남’와 2부 ‘홍 강과 동선문화’, 3부 ‘중남부의 청동기문화’로 구성됐다. 1부 ‘동선 이전의 베트남’에서는 풍응우옌(Phung Nguyen)문화로 시작해 동더우(Dong Dau), 고문(Go Mun)문화를 거쳐 베트남 청동기 문화의 꽃을 피운 동선(Dong Sun)문화까지 이어지는 베트남 청동기문화의 흐름을 관련 유물과 함께 연대기적으로 간결하게 살펴볼 수 있다.

2부 ‘홍 강과 동선문화’에서는 베트남 청동기문화의 절정기의 모습을 보여주는 유물인 동선 청동 북을 상세히 소개한다. 또 오늘날 베트남 민족의 원류라고 부르는 동손 사람들의 삶의 궤적을 ‘홍 강’ 평야에 남겨진 고고학적 흔적을 통해 추적해 볼 수 있게 구성했다.

3부 ‘중남부의 청동기문화’에서는 베트남 중부 이남에서 나타나는 청동기문화의 전개 양상을 당시 문화의 주인공인 사후인(Sa Huynh) 사람들이 남겨놓은 유물들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특히 사후인 사회의 전통적인 묘제인 ‘독무덤’을 거의 동일한 시기에 만들어진 우리의 독무덤과 비교해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띄는 전시품으로는 ‘청동북’을 들 수 있다. 청동북은 최초의 제작시점이 기원전 500년 전까지 올라갈 정도로 매우 유서가 깊은 유물이다. 분포 지역도 베트남뿐만 아니라 남중국, 동남아시아 전 지역에서 확인되고 있을 정도로 광대하다. 청동북은 독특한 외형과 함께 표면에 새겨진 다양하면서도 정교한 문양이 특징이다.

전시는 오는 29일부터 6월 29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린다. 5월 28일에는 베트남국립역사박물관 응우옌 만 탕 고고부장의 전시특강이 열릴 예정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