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엄청난 참사다.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 등 가슴 아프고 어이없는 일들이 우리 국민을 망연자실케 했지만, 이번 세월호 사태는 더한 느낌이다. 희생자 중 상당수가 고등학생이어서 내 자식 일처럼 느껴지는데다 사태해결이 느려 더더욱 그렇다.

이번 참사는 선장이 사건 발생 초기대응만 적절이 했어도 선객 전체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무엇보다 수백 명의 목숨은 안중에도 없고 제 목숨 부지에만 여념이 없었던 선장의 행태가 어처구니없다. 마지막까지 선객을 탈출시키고 배에 남아있어야 하는 선장이 가장 먼저 구조된 당사자였다. 모 신문기자가 병원을 찾았을 때 그 선장은 바닷물에 젖은 5만 원 1만 원짜리 지폐를 말리고 있었다니 할 말을 잃게 만든다. 그 선장을 따라 승무원 24명 중 20명이 구조됐다. “승무원이 가장 나중”이라며 선객을 구조한 22살의 어린 여승무원은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배에 문제가 생기면 먼저 비상경보를 울리고 선객들에게 객실의 구명조끼를 입은 후 갑판으로 나오라고 안내하는 것이 해상안전규정의 기본이라고 말한다. 이런 기본규칙을 모를 리 없는 선장이 ‘선실에서 대기하라’는 방송만 10여 차례 내보냈다. 그 방송을 믿고 객실에 남아 있었던 사람 중 상당수는 지금 생사를 모른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는 희생하지 않는 리더가 어떤 참사를 부르는지 보았다. 큰 조직의 리더가 私를 떠나 公에 서는 것이 마땅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례를 수없이 보았기에 세월호 선장도 자기 목숨 부지에만 여념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이번과 같은 참사를 두 번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선 마땅히 생명과 관련된 직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과 자질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 지도층이 솔선수범해 위기상황이나 문제 발생 시 책임지는 사회 분위기를 형성한다면, 사회적 시각을 고려해서라도 이번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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