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의원 원장

 
아이에게 칭찬을 많이 해 주면 무엇이 좋을까? 가장 좋은 점은 부모와의 관계가 좋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칭찬을 통해서 아이에게 올바른 행동을 효과적으로 심어줄 수 있다.
 
켄 블랜차드는 그의 저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에서 칭찬을 통해 커다란 범고래를 훈련시키는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 이와 같은 방법은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가 적용하고 있는 아이들의 ‘행동 요법’, 특히 ‘긍정적 강화 요법’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긍정적인 강화 요법을 꼭 치료 현장에서만이 아니라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서 적용시킬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칭찬이다.

긍정적인 강화 요법의 핵심 개념은 바로 ‘칭찬’이기 때문이다. 고래마저도 춤을 추게 하는 칭찬을 우리 아이들에게 보다 더 많이 그리고 효과적으로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밝고 훌륭하게 자라 날 수 있다.

칭찬은 의학적 효과도 있다. 아이를 기분 좋게 만들어서 아이를 건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것은 의학적으로 복잡한 연쇄반응 과정인 동시에 선순환 고리의 형성 과정이다. 여러분이 방금 자녀를 칭찬했다고 가정해 보자. 제일 먼저 아이의 감정이 반응을 보인다. 바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이때 아이의 뇌 속에서 ‘도파민(dopamine)’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면서 쾌감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아이의 혈액에서 ‘인터루킨(interleukin)’ 등 각종 면역강화물질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이는 다시 뇌로 피드백되어 불필요한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cortisol)의 분비를 억제시킨다. 그 결과 아이의 몸을 긴장시키고 흥분시키는 교감신경계의 활성을 억제하여 결국 아이의 몸은 편안한 상태로 놓이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칭찬을 많이 받은 아이는 면역체계가 활성화되어 잔병에 걸릴 위험이 낮아지고, 자율신경계가 늘 편안한 상태에 있어 최적의 신체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칭찬을 하려면 올바르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부모의 태도다. 가령 100점을 받았다고 칭찬을 하는 것보다는 열심히 공부했다고 칭찬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는 아이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들어 있다. 특성을 칭찬하는 것도 좋지 않다. 즉 아이에게 “너는 머리가 참 좋다” “똑똑하다” “예쁘다” 등의 칭찬을 하게 되면, 아이는 자신이 똑똑해 보이지 않을까봐 어려운 문제 자체를 풀려고 하지 않거나 예뻐 보이지 않을까봐 전전긍긍할 수 있다.

선물이나 돈으로 칭찬을 대신하지 말자. 아이는 물질적 보상이 제공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칭찬은 부모의 말과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부모의 칭찬 자체가 아이를 기분 좋게 만드는 보상임을 기억하라. 아이가 스스로 올바른 행동을 보이면 더욱 많이 칭찬하자. 하지 말라고 한 일을 하지 않았을 때도 칭찬은 필수다.

많은 부모들은 자신이 정한 일을 자녀가 잘 따라주었을 때 칭찬을 잘해 준다. 그러나 하지 말라고 한 일을 아이가 하지 않고 잘 넘어가 주었을 때는 그냥 당연하게 여기며 무관심하게 지나간다. 이것이 바로 간과하기 쉬운 칭찬의 또 다른 한 측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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