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오는 4월 25일은 북한군 창군일이다. 원래 1948년 2월 8일에 창건되었지만 1978년부터 이른바 항일빨치산을 조직했다는 1932년 4월 25일로 소급 적용해 군대의 역사를 대폭 늘렸다. 이렇게 창군의 역사를 늘린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북한군에는 장령(장군)의 경우 정년이 없다. 중국의 65세 정년 지정과 비교된다.

현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오극렬은 벌써 38년째 대장 계급장을 달고 있다. 노동당 민방위부장 김영춘 차수는 76세다. 또 다른 국방위 부위원장 이용무 차수는 83세다. 대신 사단장, 군단장 등 고급 지휘관들의 나이는 점점 젊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장령들은 정년이 없다보니 노인들이 수두룩하다. 다른 나라의 경우를 살펴보자.

이스라엘 군은 젊다. 세계적으로 여단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먼저 사단보다는 작고 연대보다는 큰 여단이 있다. 6.25전쟁 초기 탱크 사단으로 승격되기 전의 105군부대(땅크 여단)는 7천 명 수준의 사실상의 사단에 근접했다. 대부분의 유럽의 여단은 연대급이다. 대표적으로 영국에서 여단장인 brigadier는 대령 위에 있지만 장관(將官)이 아니다. 장관은 major general부터다. 영국의 위임통치 하에 있었던 이스라엘도 영국의 군제를 따랐다. 여단은 전투의 기본단위인 대대를 편조한 전술의 기본단위다. 여단장이 이스라엘 군의 전력의 중추라 함은 이를 말한다. 여단장이 젊어야 된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스라엘 군의 주력은 기갑부대다. 전차장들은 진격명령을 받으면 좌우를 돌아보지 않고 일로 진격한다. 좌우의 전차도 반드시 자신과 같이 진격하고 있으리라고 믿는 것이다. 이스라엘에 후퇴는 없다. 청년들은 마사다 요새에서의 결의를 통해 죽음을 넘어서는 결단을 한다. 직업군인이 아닌 소위, 중위-우리의 학군 장교와 같은-는 병사와 봉급이 같다. 직업군인의 숫자는 극히 적다.

이스라엘 군은 전투기 조종사와 수송기 조종사를 별도로 양성하지 않는다. top gun에서 볼 수 있듯이 전투기 조종사는 최고의 체력과 과감성을 가져야 한다. 전투기 조종사로서 한계에 도달했다고 판단되면 수송기 조종사로 전환한다. 전투기는 단독비행이지만 수송기는 소대, 중대를 수송할 수도 있으므로 더욱 원숙하고 노련해야 된다고 보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인력운용이다. 이스라엘의 군 운용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북한공군의 주력인 MIG-19, 21은 대단히 우수한 전투기다. 문제는 훈련시간이다. 아무리 우수한 항공기도 훈련하지 않고 지상훈련만 하여서는 이불 위에서 수영을 배운다고 허우적대는 것과 같다. 북한 공군 조종사의 연평균 비행시간은 두 시간이다. 연료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치명적이다. 이에 비해 우리 공군은 000시간, 세 자리 숫자이다. 북한은 중국의 관함식에 참여시킬 만한 군함이 없다. 남북한 해군의 실력은 연평해전에서 본 그대로다.

북한은 이 불균형을 극복하기 위해 머리를 쓴다. 방법은 비대칭전략이다. 천안함 폭침은 한국 해군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기습이었다. 미국도, 일본도, 중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김정일은 일찍이 전두환의 아프리카 순방 시 폭살하려고 계획을 세웠다. 이를 실행 직전에 알게 된 김일성이 중지시켰다. 북한이 비동맹국가에 들인 공력이 얼마인데 외국에서 이런 일이 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랑군 테러 이후 버마는 아예 북한에 대한 국가승인을 취소해버렸다.

북한식 계산방식대로라면 북한군은 창설된 지 올해로 84돌이 된다. 어쩌면 북한군의의 연령은 군인들의 연령과 신통하게도 일치한다. 김정은이 이런 군인들을 거느리고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으니 서글픈 일이다. 무덤에 가 있어야 할 군인들이 무슨 힘으로 세계 10대 강국인 대한민국을 불태우겠단 말인가. 김정은이 정녕 현 정권을 유지하고 싶거든 우선 과감한 군축부터 단행해야 할 것이다. 군대 자체를 줄이고 장령들의 연령을 대폭 낮추고 ‘노인장성’들은 집으로 돌려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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