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전남 진도해역에서 침수된 여객선 세월호에서 해양경찰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지역주민 “평소 배 많이 다녀 항로 문제는 아닐 것”
생존자 “‘쿵’ 소리 듣지 못했다, 배 갑자기 기울어”
해양 경찰청 ‘무리한 변침’으로 잠정 결론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지난 16일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인근 해상에 침몰한 가운데 무리한 항로 변경이 사고 원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경 여객선 침몰사고 수사본부는 선장 이준석(61) 씨 등 승무원 등을 조사한 결과 사고 원인을 ‘무리한 변침(變針)’으로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항로 변경을 뜻하는 변침은 여객선이나 항공기 운항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다. 사고 지점은 목포~제주, 인천~제주로 향하는 여객선과 선박이 서로 항로를 바꾸는 변침점이자 조류가 거센 곳이다. 해경은 세월호가 이 변침점에서 완만하게 항로를 바꿔야 했으나 급격하게 뱃머리를 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변침 과정에서 선내 결박해 놓은 차량과 컨테이너 등 화물이 풀리고 순식간에 한쪽으로 쏠려 선박 측면에 부딪히는 과정에서 물이 들어왔을 거라는 추측이다. 당시 세월호에는 차량 180대와 컨테이너 화물 1157톤이 실린 상태였다.

고명석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은 17일 기자 브리핑에서 “기본적으로 선체를 전부 확인한 뒤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며 “항로 이탈이라고 볼 수 없으나 해수부에서 권고하는 권고항로와 약간 다른 경로로 간 것은 파악했다”고 말했다.

암초에 걸렸거나 내부 폭발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생존자, 지역 주민의 말을 종합하면 ‘급격한 항로변경’에 무게가 실린다.

당시 생존자 중 일부는 배가 기울어진 뒤 ‘쾅’하는 소리가 났다고 말한 바 있다. 암초에 부딪히거나 내부 물체가 폭발했을 경우 승객들도 느꼈을 텐데 ‘쾅’ 소리를 듣지 못한 생존자도 있어 이 같은 가능성은 낮다는 목소리도 있다.

17일 전남 목포 한국병원에서 만난 한 생존자는 “갑자기 배가 기울어졌다. ‘쾅’ 소리는 전혀 듣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지역주민 강동현(55, 남) 씨는 암초에 걸렸을 가능성에 대해 “평소에 (이 지역에서) 사고가 난 적이 없고 암초가 있다는 말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이재문(73, 남) 씨도 “세월호뿐 아니라 평소 큰 배들도 많이 다니는 길이다. 항로가 문제가 되거나 암초에 부딪혀 사고가 발생했을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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