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수경 기자] 17일 새벽 1시 전라남도 진도군 팽목항. 지난 16일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실종자 가족들은 밤새 가슴을 졸이며 긴긴밤을 지새웠다. 실종자 가족들은 아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었기에 쓰린 가슴을 부여잡아야만 했다.
거세게 치는 파도와 멀리 보이는 야간 조명탄. 그리고 무서울 정도로 어두운 검은 바다. 그것이 보이는 것의 전부였다. 아이의 소식은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가 살아있을 거라는 희망을 절대 놓을 수 없기에 (가족들은) 바닷가 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며 먼바다를 바라봤다.
새벽 1시 30분께. “배가 들어온다!” 누군가 외치는 소리에 실종자 가족들은 멀리서 들어오는 배를 동시에 바라봤다.
혹여 내 아이가 타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부모들은 한걸음에 선착장쪽으로 달려갔다. “제발 꼭 살아있게 해주세요.” 많은 이들은 양손을 가슴에 포개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새벽 2시 30분께. 또 다른 배가 선착장에 도착했다. 실종자 가족을 태우고 구조 현장으로 나갈 배였다. “여기 있어, 내가 갔다 올게.” 몇 명의 가족들은 배를 타고 구조현장으로 이동했다.
2시간 후. 배를 타고 선착장로 돌아온 한 시민은 “현재 야간 조명탄을 띄우고 있고, 잠수부들이 들어간다고 말하는 데 조류가 너무 거세서 순조롭게 구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이어 “작은 배들은 왔다 갔다 한다. 민간 잠수부들은 5분 정도만 잠수가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며 구조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것을 다른 가족들에게 전했다. 아이의 모습을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아이가 살아있을 거라는 희망은 절대 버릴 수 없다고 그는 거듭 강조했다.
새벽 5시. 시간이 깊어질수록 바람은 더욱 매서워졌다. 차가운 바람에 아픈 상처도 더욱 시린 듯 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여전히 담요 한 장에만 의지한 체 먼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생존자 구조 소식이 들리지 않자 해경과 다투는 소리도 커져만 갔다. 한 시민은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만 하나, 배를 대 달라. 내 자식을 내가 직접 구하겠다”고 말하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팽목항에 있던 또 다른 시민은 “대통령은 특명을 내렸는데, 구조 현장을 다녀온 가족들은 구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며 “제발 우리 어둠 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살려 달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진도 해역이 포함된 서해 남부 먼바다에서 오전 6시부터 비가 내리고 돌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최고 40㎜로 적지 않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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