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 전국 아동학대 현황 (사진출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사회 부정적 인식→압박·스트레스→심한 훈육
‘아빠 없는 애’ ‘문제 가족’ 꼬리표 붙어
아직도 주변시선 좋지 않아
자녀가 화풀이 대상 되기도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아동학대 대부분이 가정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논란이 된 울산·칠곡 계모 사건, 경기도 미혼모 사건은 한부모 가정과 재혼 가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해당 가정의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족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그에 따른 사회적 인식도 함께 개선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40%가 한부모 가정서 발생

최근 12년간 아동학대 현황을 보면 한부모 가정에서 발생하는 학대가 전체 아동학대 사례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2년까지 총 97명의 아동이 학대로 사망했다. 이는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공식 통계로 실제 학대로 인해 사망한 아동은 더 많을 것으로 기관은 보고 있다.

아동학대 대부분은 가정 내(87%, 5567건)에서 부모(83.8%, 5370건)에 의해 발생했다. 피해아동 가족유형을 보면 한부모 가정에서 발생한 사례는 전체의 40%를 차지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부모 가정에는 부자가정, 모자가정과 더불어 홀로 자녀를 키우며 부모 역할을 담당하는 미혼부, 미혼모 가정 등이 포함된다.

한부모 가정에서의 아동폭력은 2011년 44%에 비해 감소했지만 우리나라 한부모 가족 비중이 약 10% 내외인 점을 감안할 때 심각한 수준이다.

한부모 가정은 재혼 가정으로도 직결된다. 재혼가정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는 7.4%에 불과하지만 최근 이혼과 함께 한부모 가정과 재혼가정이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가운데 발생하는 아동학대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

◆아이 더 잘 키워야 한다는 부담감

학대행위자 대상을 보면 30대, 여성에 의해 주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주요원인은 양육태도 및 방법 부족, 육아스트레스로 추측되고 있다.

특히 한부모 가정은 혼자서 자녀를 키워야 하는 만큼 스트레스와 양육 부담으로 아동 학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엇보다 한부모 가족과 재혼 가정을 바라보는 외부 시선에 대한 압박감이 자녀를 화풀이 대상으로 대하거나 강하게 훈육하는 원인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사)한국한부모가정사랑회 황은숙 회장은 “일반가정에서도 아동학대가 많이 발생할 수 있지만 환경적으로 재혼, 한부모 가정에서 발생할 소지가 더 크다”며 “그 요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엄마 없는 애’ ‘아빠 없는 애’라는 소리를 듣지 않게 하려고 훈육을 더 세게 하다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고 양육 이해 정보가 부족해 학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붓아버지의 폭행, 계모의 아동학대 사건 등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다 보니 재혼가정도 출발부터가 건강하지 않다. 우리 사회가 이들 가정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면 이들도 외부로부터 받는 압박과 스트레스가 줄어 결국 자녀에 대한 학대도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홍보팀장은 “통계적으로 봤을 때 계모 등의 학대가 큰 비중이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계모와 관련된 아동학대 사건이 이슈화되면서 행복한 재혼 가정에도 피해가 갈까 봐 염려가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다만 달라진 점은 사회가 가정에서의 아동학대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이제는 처벌을 강화하는 등 인식이 달라졌다. 최근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복지사를 많이 뽑겠다는 분위기도 있어 아동학대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관도 학대받는 아동이 보호받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