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의원 원장

 
최근에 결혼과 출산의 연령이 늦어지면서 늦둥이가 많아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자녀를 어느 정도 키운 다음에 뒤늦게 동생을 보는 부모들도 상당히 있다. 자녀를 키우는 데 있어서 젊은 부모나 나이 많은 부모의 사랑이야 별반 차이가 없겠지만, 아무래도 체력이나 감각 등은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늦둥이 부모들이 가장 범하기 쉬운 오류 중의 하나는 ‘야단치지 않는 것’이다. 아이가 무슨 말과 행동을 하든지 간에 귀엽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훈육을 생략한 채 다 받아준다면, 이른바 ‘버릇없는 아이’로 자라나게 된다. 버릇없는 아이는 결국 또래 집단, 나아가서 사회로부터 외면당한다. 따라서 우리 귀여운 늦둥이를 위해서라도 이제부터 버릇을 다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가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서 떼를 쓰거나 무리한 고집을 피울 때 단호하게 대처를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대처 방법은 ‘무시하기’다. 아이가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떼굴떼굴 구르면서 떼를 써도 눈 하나 깜짝하지 말고 무시를 해 보자. 신기하게도 아이는 스스로 일어날 것이다. 만일 눈앞의 떼쓰는 아이를 견디기 힘들면, 아예 그 자리를 피해 보자. 그래야 아이의 ‘연극’은 멈춘다. 그렇지 않고서 안쓰러운 마음에 또는 심신이 지쳐서 아이의 떼쓰기에 굴복한다면, 아이의 버릇은 더욱 나빠지게 마련이다.

한편, 아이가 버릇없는 말을 할 때는 그 즉시 “그런 말은 잘못이야”라고 일러 준 후에 적절한 표현을 가르쳐 주자. 부모가 화들짝 놀라거나 당황하면 아이가 재미있어 하므로 주의를 요한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의 버릇이 나빠지기 전에 예의 바른 아이로 키우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님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먼저 인사를 하고, 친절하고 따뜻한 말투로 대화를 나누어 보자. 아이는 자연스레 이를 체득할 것이다.

아이는 모방(따라하기)에 천재적인 소질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사람과 심하게 다투거나 욕설 내지는 비방하는 일을 삼가고, 부부 간의 싸움도 가급적 아이가 보지 않는 곳에서 해야겠다.

그렇다면 이미 응석받이가 된 늦둥이를 바로잡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제라도 양육 방법을 다르게 해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아이에게 규칙과 규율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OO를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서 네가 지켜야 할 것들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알려줄게”라고 말한 다음에 그 내용들을 종이에 써서 아이가 잘 볼 수 있는 곳에 붙여둔다.

그런 다음에 실제로 아이가 잘 하면 보상을 제공하고, 그렇지 못하면 불이익을 준다. 아이가 중간에 저항을 하거나 투정을 부려도 이에 휘말리지 않고 단호하게 규칙을 지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한두 달의 과도기가 지나면 아이도 부모의 새로운 양육 방식에 적응해 나갈 것이다.

늦둥이를 올바르게 키워서 결코 남에게 의존적인 사람이 아닌 독립적인 성인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역할을 당당하게 수행하게끔 만들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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