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찬공예 황삼용 장인의 ‘조약돌’ 작품은 나전 끊음질 기법으로 제작됐다. 장인의 말을 빌리면, 조약돌 모양에 자개를 끊음질로 접목해 놓으니 평범함 속에 무한한 우주의 에너지가 담긴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가로 90㎝, 세로 50㎝, 높이 36㎝. (사진제공: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지난해보다 전시 공간 확장… 174점 출품
한국공예 5개 분야 장인 21명 협업 ‘눈길’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세계의 눈이 집중되는 2014 밀라노디자인위크 기간에 한국공예 174점이 새롭게 선보인다. 밀라노디자인위크는 세계 최고의 트렌드 경연의 장으로 통하는 곳이다. 특히 한국공예 작품들이 전시되는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전시관은 밀라노디자인위크 기간에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전시관으로 손꼽히는 곳이어서, 한국공예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게 되는 ‘한국공예의 법고창신 2014(Constancy & Change in Korean Traditional Craft 2014)’가 오는 8일부터 13일까지 6일간 밀라노의 중심에 선다.

이번 전시 역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최․주관한다. 전시에는 금속, 나전, 도자, 섬유, 한지 등 한국 전통 공예 5개 분야에서 21명의 공예장인(작가) 작품 174점이 공개된다.

전시 예술감독을 맡은 손혜원 크로스포인트 대표는 “지난해보다 전시 공간이 확장됐으며, 충분한 예산도 확보해 5개월간의 준비 과정을 마쳤다”며 “한국공예가 원래 전통적으로 얼마나 단순하고도 눈에 띄는 것인지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도자공예 분야’에는 이강효 작가의 분청사기와 이기조 작가의 백자 작품들이 전시된다. 소박하고 고졸하면서도 무작위적이고 기하학적인 분청과 감각적이고 구조적인 백자가 한국 전통 도자의 오늘을 보여준다.

‘한지 분야’에서는 ‘삼층지장’을 선보인다. 한지장의 골격을 이루는 목공 작업은 중요무형문화재 박명배 장인이, 한지 배첩은 한경화 장인이 각각 맡았다. 한지를 꼬아 만든 김은혜 작가의 지승 그릇과 강성희 작가의 지승 매판, 지승 동구리는 한지의 또 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섬유공예 부문’에는 김효중 침선장을 비롯한 9명의 한산 모시 장인이 함께 만든 한산모시 조각보 작품이 출품된다. 대형 설치 조각보를 비롯해 손바느질로 만든 소형 조각보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조각보 100장이 전시장 천장에 드리워질 예정이다.

‘금속공예 분야’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이봉주 장인의 방짜유기 좌종(坐鐘) 작품을 선보인다. ‘좌종’이란 범종보다 규모가 작은 앉은뱅이 종으로, 승가에서 사용하는 악기의 일종이다. 종을 칠 때 울려 나오는 웅장하면서도 여운이 긴 소리는 놋쇠를 두드려 만든 것이다. 또한 이번 전시에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공예 분야별로 짝을 맞춰 전시를 구성했는데, 이경동 작가의 놋쇠를 두드리는 ‘방짜’를 이용한 현대적인 작품인 방짜유기그릇도 만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나전칠기 분야’에서는 임병시 작가가 뼈대인 백골을 만들고 황삼용 작가가 나전을 하나하나 끊는 기법인 끊음질로 만든 커다란 조약돌 모양의 오브제가 소개된다. 정창호 작가의 나전건칠과반도 조약돌 오브제와 같은 ‘끊음질’을 활용했다. 이성운 작가의 나전문자도상자는 끊음질과 주름질을 모두 사용해 한국 나전의 전통과 아름다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한편 오리고니 & 슈타이너 스튜디오에서 전시 디자인의 전체 구성과 연출을 맡았으며, 세계적인 평론가이자 저술가인 질로 도르플레스와 알도 콜로네티가 한국공예전을 위해 대담 형식의 평론을 냈다. 디자인평론가 크리스티나 모로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평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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