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윤진식·이낙연 의원직 던져… 당에선 ‘당혹’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6.4 지방선거가 과열되면서 광역단체장에 출마한 현직의원 중 일부가 잇따라 의원직 사퇴로 배수진을 치고 있다. 경선 전에 현역의원의 프리미엄을 내려놓고 선거전에 ‘올인’하겠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현직의원은 새누리당 유정복, 윤진식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이낙연 의원 등이다. 전남지사 출마에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의원과 광주시장에 도전한 이용섭 의원도 의원직 사퇴 여부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법상 현역의원은 선관위 후보 등록일인 5월 15일 전까지는 현직을 유지할 수 있다.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 최종 후보로 확정되고 나서 의원직을 사퇴해도 된다. 경선에서 패하더라도 후보로 등록하지 않으면 의원직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의원직을 먼저 내려놓으면 경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기 때문에 후보 개인의 위험 부담도 그만큼 더 커지게 된다.

일부 후보들이 경선 전에 의원직 사퇴 카드를 꺼내 든 것은 퇴로를 스스로 차단해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인 셈이다. 주로 열세인 상황에서 전세를 역전하거나, 상대 후보에 앞서고 있을 때 승부의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가 강하다.

새누리당 인천시장 경선에 나선 유정복 의원은 지난달 31일 의원직을 던졌다. 경선 상대인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본선 레이스’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송영길 현 인천시장을 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그는 “제가 안전행정부 장관직에 이어 국회의원직까지 내려놓게 된 것도 오로지 인천시민과 국민을 향한 충심 어린 자기희생의 결단이었다”고 했다.

충북지사 선거에 뛰어든 윤진식 의원 역시 지난달 28일 의원직을 사퇴한 뒤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사퇴 배수진은 다른 경선 후보와의 격차를 확실히 벌리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그는 “지방선거에서 당선되지 못하더라도 의원직 복귀는 없다”며 못 박았다.

전남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낙연 의원도 지난달 12일 의원직 사퇴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의원의 기득권에 기대지 않고 출마자 신분으로 선거운동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의원직을 던진 이들의 결연한 의지와는 달리 소속 당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의석수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경선 전에 의원직 줄사퇴가 발생하면 대규모 재보궐선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선 이 의원을 포함한 현역의원과 광역단체장의 예비후보 등록을 사실상 막고 있어 잡음이 분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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