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인터뷰] 아시아 빈곤 지역 어린이교육‧환경 개선에 평생 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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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평화를 위해 걷다[1] 위드아시아 이사장 지원스님
모든 종교는 ‘평화’를 지향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세상에 평화를 이루기 위해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사명을 감당하는 종교인들이 있다. 본지는 이러한 종교인들을 찾아가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평화를 향한 걸음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 스님은 인터뷰하는 내내 손에서 딱딱한 고무판을 놓지 않았다. 극심한 치통 때문이다. 치아 임플란트 후 캄보디아 지원 사업 때문에 비행기를 무리하게 탔다가 수술 부위가 터졌다. 고통을 잊기 위해 일부러 손에 자극을 주고 있었다. 스님은 “괜찮다”고 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위드아시아 이사장 지원스님 인터뷰

캄보디아에 이어 베트남‧몽골
공부방‧화장실‧우물 만들어줘

땅은 넓은 데 시설은 부족해
공부하고픈 어린이 교육지원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물질과 삶, 자신의 모든 것을 나누겠다고 평생을 걸고 종교적인 서원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깊은 신앙심이 없다면 서원한 것을 이뤄내기는커녕 중간에 변질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스님은 결심했다. 아시아 지역의 헐벗은 어린이들을 위해 살겠다고 서원했다. 그리고 십 사년을 한 길만 고집해왔다. 위드아시아(With Asia) 이사장이자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인 지원스님(문수사 주지)이다. 그는 북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인도적 지원, 아시아 지역의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환경정비 등을 진행하며 뚝심 있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꾸밈없는 스님의 열정적인 ‘보시’

무엇이 스님을 이토록 열정적으로 만들었을까. 평생 보시(나눔)를 맹세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부산 시내에 위치한 문수사를 찾아갔다. 시내 한복판에 위치해 있었지만 언덕 위 넓은 대지에 사찰이 있어 마치 산 속 절간을 떠올리게 했다.

스님은 꾸밈이 없었다. 여기 저기 꿰맨 흔적이 보이고, 닳아 터진 누더기 같은 가사를 입고 손님을 맞았다. 가벼운 인사 후 그간 활동의 성과에 대해 묻자 스님 얼굴이 돌연 홍당무가 됐다. 스스로 잘했다고 자랑하는 게 어색한 탓이다.

스님은 북한 어린이 지원 사업을 펼치다가, 수년 전부터는 캄보디아 지역에 손을 뻗었다. 현재 마을단위 공부방을 15개 개설했다. 교육 시설이 너무 멀어서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이다. 또 후원을 받아 깨끗한 식수가 없는 곳에 우물을 파주고, 오물 때문에 질병에 취약한 곳에는 화장실을 설치해줬다.

지난 2012년에는 가수 백청강과 그 팬들이 후원해 캄보디아 빈곤지역에 우물을 파고 이름을 새겨줬다. 이후 공부방도 설치해줬다. 부산 한 초등학교에서 모금한 돈으로 공부방을 개설해주기도 했다. 역시 그 공부방에는 초등학교 이름이 붙었다.

스님은 여러 후원자를 모집해 더 많은 빈곤 지역에 가서 환경을 개선해주고, 교육시설이 없어 배우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

▲ 현재 위드아시아에서는 캄보디아 최빈곤 지역의 아이들과 주민들을 위해 깨끗한 식수 공급을 위한 우물 건립 프로젝트 ‘I AM 샘’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 우물을 만들어준 한국의 후원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는 캄보디아 쁘레이벵주 쁘레이끄랑 마을 주민들. (사진제공: 위드아시아)

◆“불교의 가르침 ‘회향’ 실천하는 것”

그러나 후원이 많지 않아 어려울 때도 많다. 포기할 수는 없다. 각 나라에 가서 눈도장을 찍고 온 어린이들 때문이다.

“불교의 가르침은 나눔이에요. 내가 이만큼 있기까지는 절대 나 혼자 된 것이 아니라는 가르침이지요. 나눠주는 것을 회향(불교에서 자기가 닦은 선근공덕을 다른 사람이나 자기의 불과로 돌려 함께 하는 일)이라고 하는데, 물질적인 것도 있지만 정신적인 것도 있지요. 내가 아는 만큼 나눠주는 것도 회향이에요.”

먼저 깨달음을 얻게 된 사람이 해야 하는 도리라는 설명이다. 스님은 이 때문에 한 사람의 후원이 아쉽다. 스님은 “10원짜리 하나라도 후원한 사람들은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라며 “금액이 문제가 아니라 참여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 어린이에 대해 안타가운 마음을 전했다. 스님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올해는 북한 쪽에 정치적으로 해빙이 되면 좋겠어요. 북한 어린이 아이들 지원을 해왔었는데,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어서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북한 어린이들을 돕지 못하는 대신 올해 스님은 베트남과 몽골 쪽으로 공부방 운영과 환경 정비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합천 ‘평화의집’ 통해 원폭 피해자 위로

스님은 잊혀져가는 일본 원폭 피해자들에 대한 관심도 높다. 지난 2010년에는 경남 합천에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합천 평화의집’을 짓고 원폭희생자들의 위패를 모셨다. 일본에 강제로 끌려갔다가 히로시마 원자폭탄이 터질 때 함께 희생을 당한 한국인을 위해서이다. 스님은 원폭희생자들과 피해가 유전된 2세 3세에 대한 처우가 형편없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문수사가 위치한 부산 남구 용당동 일대에는 UN기념공원과 평화공원, 부산박물관, 부산문화회관 등 평화를 염원하는 시설들이 가득하다. 문수사 바로 옆에서는 공사비 15억 4357만여 원이 투입된 일제강제동원역사기념관 건립공사가 한창이었다. 스님은 기념관 건립이 완료되면 문수사에서 일제강제동원 희생자들에 대한 염불도 드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 문수사에는 호국영령들을 위한 범종이 있다. 종에는 발원문이 새겨져 있는데, 종소리가 울려 퍼져 캄캄한 무간지옥을 밝히고, 일체 중생이 바른 깨달음을 이루게 해달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지원스님이 발원문을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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