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미술 신소장품’展 전시품으로, 왼쪽부터 후한(後漢) 1~2세기 ‘누각 모형’, 당(唐) 8세기 초 ‘인물상(人物像)’, 에도 시기 ‘참외무늬 낮은 대접’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테마전 ‘아시아미술 신소장품’
“조사연구 통해 각 작품에 새롭게 의미부여”
중국ㆍ일본ㆍ동남아시아 등 공예품 회화 선봬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그동안 쉽게 접하지 못했던 아시아미술품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오는 25일부터 2014년 6월 22일까지 상설전시관 중근세관(1층) 테마전시실에서 ‘아시아미술 신소장품’展을 연다. 전시는 용산의 새 박물관 이전 개관에 따른 아시아부의 신설과 아시아관 전시의 내실화를 위해 꾸준하게 구입한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소개하는 자리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구입과 수증을 통해 아시아 관련 문화재를 지속해서 확보해 왔다. 이를 아시아관 상설전시와 다양한 특별전 등을 통해 신속하게 공개함으로써 아시아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이를 모두와 함께 공유하고자 했다.

이번에 공개하는 전시품은 2002년부터 구입해 보존처리와 조사연구 등을 통해 새롭게 의미 부여를 마친 미공개 66점의 문화재다.

전시품은 크게 중국의 고고․공예품과 일본의 공예품과 회화, 인도․동남아시아의 불교조각과 회화의 세 영역으로 구분해 소개한다.

전시 주요 아시아미술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8세기 초 당나라 때 ‘인물상’은 2013년에 구입한 것으로, 높이 37.7㎝다. 남성들이 입는 호복(胡服)을 착용하고 복두(幞頭)를 썼지만, 수염이 없고 통통한 얼굴과 화장한 입술로 보아 남장한 여성으로 판단된다. 당대에는 여성들 사이에 승마가 유행했고, 이에 따라 여성들도 남장을 하고 호복을 입었다. 손에는 매가 앉아 있는데, 매사냥 역시 당대 여성들의 대표적 야외 오락 가운데 하나였다. 허리띠, 장식, 술 등 세부 장식에서도 성당(盛唐) 시대의 유행을 살펴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인물상 구입시기와 같은 년도에 소장하게 된 ‘누각 모형’은 1~2세기 후한 시기의 미술품이다. 3개의 부분으로 구성되며, 조립하면 4층이 된다. 2층부터 4층까지 층마다 난간을 둘렀고, 2층과 4층에는 인물상을 배치했다.

한대(漢代)에는 성대하게 장례를 치르는 풍속이 유행해 다양한 껴묻거리를 무덤에 매장했다. 그 중에는 주택, 부엌, 축사, 방앗간, 화장실 등 망자를 위한 건축 모형도 있었다.

특히 이 누각 모형은 종교 건물이나 방어 시설 등 한대 건축의 실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지만, 최근에는 신선사상과 관련해 망자의 사후 영생을 기원하는 관념적 건축이라는 설도 제기된 바 있다.

2012년에 구입한 ‘저내유락도 병풍’은 에도 초기 간에이 연간(1624~1645)에 집중적으로 제작된 풍속화의 하나로, 2층 건물을 중심으로 한 저택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종류의 유희를 묘사한 그림이다.

작품은 6곡의 병풍이 쌍을 이루고 있는데, 왼쪽 병풍에는 벚꽃이 만발한 정원에서 벌어진 흥겨운 춤판을 중심으로 건물 안에서 바둑을 두거나 차를 마시는 무리들이 그려져 있다.

또 오른쪽 병풍에는 각종 악기를 연주하며 춤을 추는 무리, 카드놀이를 하는 무리 등과 함께 목욕탕의 광경이 묘사돼 있다. 당시 사람들의 놀이 문화는 물론 패션이나 화장법까지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전시에 출품하지 않은 작품을 포함해 2005년 아시아관 개관 이후 구입한 모든 작품의 목록을 도록에 게재해 공․사립박물관의 전시 자료나 개인의 연구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오는 10월에는 이번 전시와 연계해 1910년 제실박물관 개관 이후 광복 이전까지 수집된 아시아미술품을 소개하는 특별전시를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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