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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하며 자존감 높은 청소년, 우울함 낮아
10명 중 4명 ‘자살 충동’ 과반수 ‘가출 충동’ 느껴
‘신앙 매우 많이 중요’ 응답자 42.4%“ 나는 행복해”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청소년 10명 중 6명이 평소 우울한 감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명 중 2명은 자살충동을 느끼기도 했다. 반면 신앙생활을 중요하게 여기며 자존감이 높은 청소년들은 우울한 감정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성결신문(발행인 조일래 목사)과 서산성결교회(이기용 목사)는 지난 1월 열린 청소년연합집회에 참석한 중고등부 학생 14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설문에 응답한 학생들의 대부분은 신앙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믿음이 좋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5년 이상 교회에 출석하고 부모님도 신앙을 하는 학생은 76%였고, ‘예수님이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음을 믿는다’고 신앙고백을 한 학생은 89.2%에 달했다. ‘신앙이 삶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 응답자도 84.2%가 나왔다. 그러나 이 같은 신앙생활에도 우울증을 경험
하거나 심지어 자살 충동까지 느껴본 수가 적지 않았다.

◆청소년 10명 중 6명 “가끔 혹은 자주 우울한 감정 느꼈다”

‘얼마나 자주 우울하거나 슬퍼지는가’라는 질문에 ‘가끔씩’이라는 응답자가 38.7%, ‘자주’는 14.3%, ‘매우 자주’는 5.4% 등, 절반 이상인 58.4%가 평소 우울한 감정에 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는 교회학교 학생들이 41.8%를 차지하며 상당비율을 기록했다. 더군다나 이는 일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보다 높은 수치여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달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한국 아동·청소년 인권실태 연구Ⅲ:2013 아동·청소년 인권실태조사 통계’에 따르면 중·고교생 응답자의 36.9%가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해 봤다’고 응답했다. 이는 교계 설문조사보다 4.9% 작은 수치이다.

이 통계조사는 전국 초등학생(4∼6학년)과 중·고교생(전 학년) 95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번 교계 설문조사 범위보다 크다.

학생들은 자살을 생각한 원인으로 ‘학교성적(40.4%)’을 가장 많이 꼽았다. ‘가족 간의 갈등’이 27.6%로 그 다음을 이었다.

교회 청소년 중 가출을 생각해본(51.1%) 학생은 절반이 넘었고, 가출 경험(13.7%)이 있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신앙만족도-우울감, 반비례… 신앙 중요하게 여기면 덜 우울

교회 청소년들의 신앙생활의 만족도와 우울감은 반비례하고 있었다. 신앙생활이 자신의 삶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하며 만족을 느끼는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우울해했다.

신앙생활이 삶에서 ‘매우 많이’ 혹은 ‘많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청소년들은 우울함이나 슬픔을 느끼는 정도가 특히 낮았다. 신앙이 삶에서 ‘매우 많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학생(54.1%) 중 ‘우울과 슬픔이 거의 없다’고 답한 학생이 42.4%를 차지했다. 이는 우울함과 슬픈 감정을 이겨내는 데 신앙이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신앙이 ‘별로(1.5%)’ 혹은 ‘중요하지 않다(0.5%)’라고 응답한 학생들은 74.2%가 우울함과 슬픔을 ‘자주’ 느끼거나 ‘매우 자주’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 충동에 대해서도 신앙이 ‘매우 많이’ 중요하다는 이들(54.1%)은 63.3%가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거의 없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설문조사 내용을 정리‧분석한 전문가는 “신앙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학생들은 자기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자기 존중감이 높다”며 “신앙이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학생들보다 우울감이 낮다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신앙과 우울감에 대해 분석했다.

◆교회 학생-교사, 상담률 현저히 낮아

학생들과 교회 담임선생님과의 교제는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생님과 한 주에 한 번 연락하는 학생은 50.4%, 거의 안 한다가 20.7%로 나타났다.

교회 밖에서 선생님과의 만남 빈도는 더 낮았다. 거의 없음이 49.5%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고, 한 달에 한 번은 35.0%를 차지했다. 그러나 학생들과 교사의 만남은 그리 심층적으로 이뤄지지는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사에게 상담을 받아본 경험이 없는 학생들은 3명 중 2명꼴인 66.9%를 차지했다. 이는 청소년들이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을 때 교회 교사에게 상담을 요청하지 않는 분위기를 방증한 것. 실제로 ‘중요한 문제를 누구와 상담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목회자나 교회 교사와 의논한다고 답한 학생이 겨우 4.2%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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