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맥아더 목사 설교 영상의 한 장면. (사진출처: 유튜브 영상 캡처)

‘영향력 있는 목회자’로 꼽힌 존 맥아더, 한국교회에 일침
“美, 기독교 가치 잃는 데 200년… 韓은 갑자기 끝난 듯”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미국 교계에서 ‘2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목회자’ 중 하나로 꼽히는 존 맥아더(75) 목사가 미국과 한국의 교회에 대해 “성경을 잃었다”고 일침해 눈길을 끈다.

지난 4일 LA중앙일보는 <‘미국의 대표적 강해 설교가’ 존 맥아더 목사 ‘한국교회’를 말하다>라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마스터스 대학교 총장이며 선밸리 지역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에 부임한 지 45년째인 존 맥아더 목사는 한국전에 참전했던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친척이기도 하다.

존 맥아더 목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조용기 목사의 배임 및 탈세에 대한 재판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등 한국교회의 상황에 큰 관심을 보였다.

맥아더 목사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가 19.4%라는 말에 “당연한 결과”라며 수긍했다. 그는 “신뢰도 하락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라며 “교회는 이제 하찮은 곳으로 전락했다. 교회가 교회로서의 목소리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맥아더 목사는 교회가 본질을 잃은 채 물질주의에 기반한 소비자적 개념과 상대적 가치 등 세상에 받아들여지기 위해 그 흐름을 좇다가 결국 세상과 구별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미국은 기독교의 가치를 잃었다. 그걸 잃는 데 200년이 걸린 셈”이라며 “한국은 그 과정을 밟기도 전에 갑자기 끝난 듯하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짧은 역사 속에 갑자기 규모가 커지면서 기독교 가치가 제대로 정착되기도 전에 힘과 권위만 갖게 됐다는 지적이다.

맥아더 목사는 사랑의교회가 3억 달러(약 3000억 원) 교회로 한국에서 건축 논란이 일었고 담임 오정현 목사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로 문제가 됐었다는 설명에 고개를 흔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심각한 표정으로 “정말 3억 달러가 맞느냐”며 몇 번이나 되묻고는 “기독교엔 지금 ‘거대한 빌딩(empire building)’이 너무 많다”고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맥아더 목사는 “대개 교회 확장은 목사의 개인적 야심과 연결된다. 많은 경우 목사의 자아가 교회 크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억 달러짜리 건물을 세우려 했다면 반드시 동기를 철저히 진단하고, 성경에 따라 자신에게 강력한 질문을 던졌어야 했다. 게다가 학위를 ‘표절’로 얻었다는 건, 야심적 성향에 대한 증거 아니겠는가”라고 성토했다.

또 “현재 한국의 물가나 자세한 사정은 잘 모르지만, 어느 정도 교인의 편의를 위해 건물을 지었다 해도 상식적으로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한가”라며 “차라리 그 돈으로 세상 구석구석에 복음을 전하고, 정말 필요한 도움을 주는 데 사용했다면… 정말 심란하다”고 말했다.

맥아더 목사는 젊은 층이 교회를 외면하는 것에 대해 “교회가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데만 치중했다”고 교회의 잘못을 지적했다. 그는 “사람을 편하게 하고, 복음을 최소화시킨다면 언젠가 그들은 ‘내가 왜 여기에 있지’라는 질문과 마주한다”며 “교회가 허구가 아닌 진리와 실제적 삶을 나누는 곳임을 알려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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