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최유라 기자]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를 이틀 앞두고 1일 밤(현지시각) 중국 서남부 윈난(雲南)성의 도시 쿤밍(昆明)시 열차역에서 위구르족에 의한 대규모 테러가 발생했다. 2일 오전 6시까지 발생한 사상자는 사망 29명, 부상 143명으로 알려졌으며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사건 당일 밤 쿤밍역에 검은색 복장의 폭도 10여 명이 나타나 50~60㎝ 길이의 칼을 휘두르며 닥치는 대로 살육을 벌였다. 역 광장과 역사 내에서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갔지만 이들은 사람들을 따라가며 계속 칼을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폭도 중 4명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쏜 총을 맞고 사망했으며, 1명은 체포됐고 나머지는 도주해 경찰이 행방을 좇고 있다.

쿤밍시 당국은 이번 사건을 “현장에서 발견한 증거로 판단할 때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독립세력에 의한 계획적이고도 엄중한 폭력 테러사건”이라고 규정하며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북서부에 있는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중국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의 자치구이다. 일명 중국의 ‘화약고’로 불리고 있으며 2009년 7월 5일에도 한족과 위구르족이 충돌해 197명이 숨지고 1700여 명이 다치는 등 참사가 벌어진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3명의 위구르인 가족이 탑승한 SUV 차량이 중국 수도 베이징의 중심부인 톈안먼으로 돌진해 휘발유에 불을 지르는 자살테러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위구르족은 중국 전역에 840만 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으며, 중앙아시아 투르크계인으로 이슬람을 신봉한다. 청나라에 정복당해 중국에 편입됐지만, 이후 지속적인 독립운동을 벌여왔다. 중국 당국은 신장위구르족의 독립과 관련한 각종 테러사건의 배후로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을 지목해 왔다. 이들은 지난해 말 인터넷에 올린 비디오를 통해 톈안먼에서 발생했던 차량 돌진 사건 역시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며 인민대회당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베이징 중심부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으로 추가 테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강경 대응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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