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고속터미널 호남선. ⓒ천지일보(뉴스천지)

“다들 고향 가볼라고 그라는 거 아닙니까. 참아야제, 쫌만 지다리면 금방 갈 텐데 지다리죠잉.”

고향 광주로 가는 김모(65) 씨는 예정 시간보다 30분 이상 기다리고서야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일부 승객들은  고속버스 지체로 말다툼이 오가기도 했지만 김 씨는 “가기만 하면 된다”는 말을 반복하며 내심 느긋해 했다.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1일 서울 서초구 강남고속터미널은 발 디딜 틈도 없이 많은 귀성인파로 붐볐다.
오후 8시가 넘도록 표를 사려고 줄 서 있는 귀성객과 연착된 차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귀성객, 차 출발시간에 맞춰 나오느라 미처 챙겨먹지 못했던 밥 대신 삼각김밥이나 빵으로 때우는 귀성객도 많았다.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을 맞아 부모, 친지들을 위해 준비한 다양한 선물세트도 눈에 띄었다. 보자기로 둘러싼 선물, 백화점 로고가 찍힌 선물, 각종 건강식품 등 그동안 찾아뵙지 못했던 미안함을 선물에 담아 전하려는 듯 양손 두둑이 마음까지 담아 선물을 챙겼다.

또, 신종플루 영향으로 꼬마 형제들이 나란히 마스크를 낀 채 버스를 타는 등 많은 인파들이 모이는 터미널엔 마스크를 낀 귀성객들의 모습도 종종 보였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조모(23) 씨는 “평소에 부모님께 전화 한 통 해드리지 못한 게 죄송스럽다”며 “짧은 연휴지만 못다 한 효도도 하며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추석연휴는 3일로 지난해보다 하루 더 짧아 자식들이 고향을 방문하는 대신 부모들의 역귀성도  눈에 띄었다. 서산에서 올라온 한 할머니는 “나 하나 움직이는 게 더 편하다”며 “아들 내외와 손자들 주려고 음식들을 싸왔다”고 말했다.

▲ 서울 강남고속터미널. ⓒ천지일보(뉴스천지)
▲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에서 표를 예매하기 위해 기다리는 귀성객. ⓒ천지일보(뉴스천지)
▲ 서울 강남고속터미널.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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