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룡 세금바르게쓰기운동본부 대표 

 
정치인이 아무리 법을 엉망으로 만들고, 무능하고, 썩어 있어도 행정을 담당하는 실무공무원이 원칙을 지키고 바르게 공무를 처리하면 우리 사회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일선 행정에서 인허가 등을 담당하는 공무원의 협조 없이 이뤄질 수 있는 부정부패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공무원만 바로 서도 국민은 삶의 질 변화를 바로 느낄 수 있다. 어떻게 공무원 사회를 바로 잡을 수 있을까.
이 고민은 ‘청어 장수 이야기’를 통해 문제의 본질과 해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옛날에 청어 장수 세 사람이 있었는데 A, B, C 각자 자기 항아리에 청어를 넣고 판다. 유독 C장수의 청어가 항상 신선하고 오래 살아 있는 모습을 확인한 A와 B장수가 C장수에게 “어떻게 했길래 네 청어는 오래 사느냐”며 “비법이 있으면 가르쳐 달라”고 물었다. C장수는 청어 말고 항아리에 큰 가물치가 들어 있었다고 했다. C장수의 청어는 자신보다 몇 배는 덩치가 큰 생명체로 인해 긴장하면서 자기를 보호하고, 그러면서 살집도 떨어져 나가고, 피도 나고, 여러 가지 곤경에 처하는 순간이 많았던 것이다.

가물치는 청어의 생명을 위협하는 대상이기도 하지만, 생명력을 증폭시키는 대상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A와 B장수의 청어는 너무나 평온해서 그냥 제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앉아 있다가 죽었다. 공무원 조직에서 가물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가물치와 동거할 수 있는 행정조직이야말로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살아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소위 권력과 힘이 있다는 감사원, 검찰, 법원, 잘나가는 행정기관 어느 공무원 조직도 ‘한 번도 날지 않아서 날 수 없는 새가 산다’는 말을 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신선도 면에서 청어를 오래 살려두는 것이 돈을 버는 첩경인데 가물치는 청어의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청어에겐 살아남기 위한 생명력을 증폭시키는 에너지가 되기도 했다. 살이 뜯기고 피가 흘렀지만 생명력은 훨씬 더 큰 힘으로 살아남았던 것이다.

과감히 이기심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공직에 있는 사람은 서민의 감성과 상식과 언어로 생각해야 한다. 권력과 지위가 있는 사람은 모두 국민의 감시 대상이다. 국민은 지자체의 눈먼 돈, 정부의 눈먼 예산에 대한 분석과 저항을 조직화해야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