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수정 추기경이 24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 한인신학원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추기경 서임식서 큰 목소리로 “한국 사랑한다”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염수정(71, 세례명 안드레아)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24일 오후(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 한인신학원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꼭 방문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염 추기경은 이날 기자들에게 “추기경 서임식 날 교황께서 추기경 반지 등을 주고 포옹을 하며 갑자기 큰 목소리로 한국을 사랑한다고 말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전임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아시아를 빼고 다른 대륙은 다 방문했다면서 이번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과 아시아를 방문하기를 희망했다. 그는 “교황님이 한국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꼭 오시리라 희망한다. 한국에 오시면 한국과 아시아에 큰 희망과 기쁨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22일 바티칸시티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서 한국의 세 번째 추기경으로 공식 서임됐다. 이후 염 추기경을 비롯한 신임 추기경 19명의 탄생을 축하하는 미사가 23일 오전 10시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새 추기경들과 미사를 공동 집전했다. 교황은 미사 강론에서 신임 추기경들에게 “음모와 가십, 파벌 등을 금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교회 조직을 움직이고 설교할 수 있는 지도자 위치에 서게 된 사람들은 자신을 특별한 권력의 소유자로 여겨서는 안 된다”며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사람들이 기쁜 마음을 갖고 믿음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 염수정 추기경이 22일(현지시각) 바티칸 서임식에서 순교자의 피와 추기경을 상징하는 진홍색 주케토와 비레타, 추기경 반지를 수여받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염 추기경은 축하 미사에 이어 예수회 수장인 아돌포 니콜라스 총장의 초청으로 로마 예수회 총본원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예수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배출한 가톨릭 수도회로, 염 추기경의 은사였던 니콜라스 신부는 지난 1월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 주교관 내 집무실을 방문해 염 추기경의 서임을 축하한 바 있다.

오후에는 교황청립 한국신학원에서 로마 한인들과 함께 주일미사를 봉헌하고, 한인 신자들이 마련한 축하공연과 만찬에 참석했다.

이후 내외신 기자회견을 가진 그는 추기경이 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애초 임명이 발표됐을 때 나를 제외하고 모두 기뻐했지만 나는 과연 일을 잘할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면서 “소중하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교황을 도우면서 신도들과 잘 연결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사회의 어른으로서 역할이 필요할 때 나설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한국 사회가 어려울 때 할 얘기는 다하겠지만 말을 많이 하고 싶지는 않다”고 답했다. 천주교 정의사제구현단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는 “정의구현사제단의 활동은 역동성이 많다”면서 “그분들도 사제로서 좋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26일 이탈리아 로마를 출발해 한국시간으로 27일 오후 5시 25분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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