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승리 메이커’ 없어… 당내 현실 반영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박심(朴心) 논란이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른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뜻하는 박심은 그 실체 여부와는 상관없이 새누리당 안에서 논쟁의 중심에 섰다. 공격 대상인 당 지도부는 박심의 존재를 애써 부정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기정사실화된 당내 계파 구도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논란은 좀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현실을 보면 서울·경기·인천·부산시장 선거에서부터 중구 당협위원장 임명, 당 대표·원내대표 경선까지 박심 논란에 휩싸이지 않은 게 없다. 이들 사안을 둘러싼 갈등의 고리는 박심과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 간 계파 구도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 주류가 특정 후보군을 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쪽도, 이를 반박하는 이도 박심에 울고 박심에 웃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새누리당 내에서 이처럼 박심 마케팅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새누리당이 처한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우선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확실한 ‘승리 메이커’가 없다는 점이다. 의원 시절 각종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던 박 대통령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박심 논란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첫 번째 이유는 새누리당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인물이 박 대통령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2004년과 2006년, 2012년 총선과 지방선거 승리를 진두지휘한 박 대통령과 같은 구심점이 지금의 새누리당엔 없다는 설명이다. 박심 논란 자체가 역설적으로 새누리당의 인물난을 방증하는 셈이다.

가깝게는 공천 문제가 박심 마케팅과 직결된 상황이다. 지방선거의 1차 관문인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면 주류 친박의 지지가 필수적이기 때문. 당내 후보 경쟁 과열에 따른 계파 갈등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배 본부장은 “지방선거와 당 대표·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탄력을 줄 수 있는 인물로 지도부를 구성하려는 사전 포석의 의미도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지율보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더 높게 유지되는 점도 박 대통령의 이름을 의존하게 하는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주별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을 조사해 발표하는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50%대 중반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40%대 초반에 그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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