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20일부터 시작된다. 25일까지 1·2차로 나눠 진행하는 이번 이산상봉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크다. 지난해 북한이 이산상봉을 갑자기 연기하는 바람에 이산가족의 가슴은 시커멓게 타들어 갔다. 남북 인도주의적 사업인 이산상봉을 놓고 북한이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이 이산상봉을 하자고 합의한 만큼,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이길 기대하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이산상봉을 계기로 남북 간 신뢰를 쌓는 튼튼한 토대가 형성되길 바라는 것이다. 남북은 이산상봉 정례화와 상봉 규모를 확대하는 데도 뜻을 모아야 한다. 전쟁으로 인해 생이별을 해야만 했던 고령 이산가족의 아픔을 그 누구보다 잘 안다면, 이산상봉을 이제는 정략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산상봉 이후 남북은 구체적인 의제를 놓고 밀고 당기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북한이 통 크게 양보했다고 한 발언에서 보듯, 주요의제를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5.24제재 조치 해제나 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거론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우리 정부도 남북 정상회담이나 남북경협 재개,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등을 의제로 꺼내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의제는 그러나 하루 이틀에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서로 진정성을 토대로 대화의 불씨를 살려 나갔을 때 가능하다. 이는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고 남북이 의제에 대한 입장차로 또다시 냉각 국면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대립과 갈등을 이어온 남북관계에 따뜻한 봄바람이 불길 바라는 국민의 기대를 꺾지 말아야 한다. 이제 남북은 대립과 갈등을 끊고 차근차근 신뢰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신뢰의 물꼬를 트는 첫걸음이 이번 이산상봉이 되길 바란다. 이를 통해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면, 남북이 가까워질 날도 그리 멀지 않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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